[한스경제=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최근 미국 정부의 전방위적 고율 관세부과는 국제무역질서를 흔들고, 글로벌 경제에 강력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지난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가 발표되자, 뉴욕 증시는 이틀 연속 폭락하며 약 6조6000억 달러(한화 약 9600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필적하는 충격으로, 전 세계에 불안심리를 확산시키고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으며, 세계경제는 구조적 침체 국면이라는 중대한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자국 산업보호’와 ‘무역 불균형 해소’라는 명분 아래 강행했으나, 현실은 그와는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 월가 및 주요 투자기관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 같은 일방적 무역장벽은 글로벌 경기위축과 관세전쟁의 악순환을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의 34% 상호관세에 대응하여 동등한 수준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희토류 수출 통제라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처럼 미·중간의 관세전쟁이 일종의 ‘치킨 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는 급격한 혼란에 빠지고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 JP모건은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0.3%로 하향 조정하며 역성장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도 40%에서 60%로 상향하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또한, 관세장벽이 초래하는 보다 심각한 문제는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다. 글로벌 제조업체들은 원자재 및 부품 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해 생산비용이 급등하게 될 것이며, 이는 곧 소비자 물가상승으로 직결된다. 그 결과, 사회적 약자의 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지고, 국가 간 경제격차는 심화되며, 전 세계적으로 인류 전체의 후생이 후퇴하는 악순환이 초래될 것이다.
하지만 관세충격의 여파는 단지 경제적 위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번 보호무역 조치는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 유엔이 주도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전 세계 기업들이 실천해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기반을 뒤흔드는 중대한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핵심 가치들과 명백히 충돌한다. 목표 17번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목표 16번 ‘평화·정의·제도 구축’, 목표 8번 ‘양질의 일자리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등과 근본적으로 상반되며, 이는 국제사회의 공정성과 협력기반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관세장벽은 국제무역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저해하며, 특히 개발도상국들의 수출기반을 위축시켜 세계경제의 포용적 성장 동력을 약화시킨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글로벌 지속가능발전이라는 대의 자체를 무력화하며, 경제적 형평성 및 사회적 포용성이라는 UN SDGs의 근본 원칙을 심각하게 위협하게 된다.
이번 미국의 관세조치는 UN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와 긴밀히 연계된 기업의 ESG 경영에도 다차원적인 부정적 파급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은 단순한 물류비용 상승을 넘어 운송거리 증가로 인한 탄소 배출 확대, 자원 효율성 저하로 이어지며 ESG 중 환경(E) 측면의 목표 달성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전환을 강조한 UN SDGs 목표 13번 ‘기후 행동’의 실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결과다.
더불어, 사회적 책임(S)을 위한 투자와 자원이 비용절감이라는 압박 속에 축소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사회 기여, 공급망 내 인권보호 등 사회적 가치창출을 저해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신뢰도 전반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이는 UN SDGs의 핵심 축인 포용적 성장과 불평등 해소의 기반을 약화시키며, ESG 경영의 균형 있는 발전을 심각하게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ESG의 'G(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중대한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지정학적 갈등과 정책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기업들은 신속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와 정교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의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자 협력체와의 갈등, WTO 체제의 약화, 파트너 국가와의 신뢰 붕괴는 지속가능한 글로벌 거버넌스의 기반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지금 국제사회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국가 간 상호의존성이 고도로 심화된 오늘날, 어느 한 국가의 일방적 조치로는 지속가능한 번영을 실현할 수 없으며, 오히려 전 지구적 불확실성과 위기를 증폭시킬 뿐이다.
지금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UN SDGs와 ESG의 핵심가치를 중심에 둔 성숙한 글로벌 리더십과 협력의 정신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관세전쟁으로 인한 갈등의 돌파구는 바로 이러한 지속가능성의 실현에서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