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정보

ESG 정보

 

[탄소경영 성적표]② 에쓰오일의 ‘그린쇼잉’, 매출 늘었지만 온실가스도 증가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5-09-12 14:00:30 조회수 10

내용요약업황부진 따른 정제마진 하락세 속 매출 소폭 반등 흐름
온실가스·에너지사용량 동반 증가…감축률·효율지표 미진
“가동률 변동에 따른 자연 상승…CO₂ 저감시설 건설 中”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위기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류의 생산활동 과정에서 대량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결국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온실가스는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을 소비자가 구매하고 소비하고 버리는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지만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공장 가동 능력, 매출 규모에 따라 배출량이 그에 상응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업계가 2050년 '넷제로(NET-ZERO)'라는 공통 목표 아래 탄소 감축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 기업마다 자체 활동보고서를 통해 관련 경영 목표와 세부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성과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그 이유는 산업계의 탄소 감축 청사진이 실현 가능성보다 정부 정책에 편승해 '보여주기식 계획'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업종과 규모에 따라 상대적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내뿜는 곳이 있고 비교적 덜 배출한 곳도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현재 기업의 환경개선 실천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ESG행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시총 100대 환경정보'를 토대로 매출액 증가 상위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사용량을 점검해봤다. 특히 탄소배출권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로 향후 기업들의 실질적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게 될 상황에서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사용량 저감을 위한 기업들의 대응 상황도 함께 조명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울산 온산공단 에쓰오일 공장 전경./ 에쓰오일 제공
울산 온산공단 에쓰오일 공장 전경./ 에쓰오일 제공

|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국내 정유업계 대표주자 에쓰오일이 지난해보다 매출이 소폭 증가함과 아울러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량 모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수요 부진과 정제마진 축소 속에서도 생산량 유지를 고수한 결과다.

정작 환경 효율성은 후퇴하거나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ESG 경영과 탄소 규제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에쓰오일이 외형만 강조한 이른바 ‘그린 쇼잉(green showing)’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4일 한스경제가 ESG행복경제연구소의 ‘2025년 시총 100대 기업 환경정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에쓰오일의 2024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983만2000tCO₂eq로 전년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은 35조7272억원에서 36조6370억원으로 2.5% 늘었다.

매출 증가율보다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다소 낮았지만 실질적인 환경 효율 개선 효과는 미미했다는 게 중론이다. 전체 시총 100대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 8위 기록은 에쓰오일의 ‘탄소 중독 체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탄소 집약도(매출 1억원당 온실가스 배출량) 역시 2023년 27.51tCO₂eq에서 2024년 27.17tCO₂eq로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산업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고탄소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에너지 소비량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에쓰오일 에너지 소비량은 2023년 12만5067TJ에서 2024년 12만7576TJ로 약 2% 증가했다. 매출 1억원당 에너지 사용량(TOE/1억원)은 8.45에서 8.40으로 미미한 개선폭을 보였으며 여전히 정유업계 중 상위권에 해당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감축보다 생산량 고정 유지에 방점을 둔 결과”라는 해석을 내놨다.

문제는 이러한 수치들이 에쓰오일의 구조적 한계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중동산 원유를 도입해 분해·정제·수출하는 기본 비즈니스 모델은 필연적으로 에너지 집약도와 탄소 배출량이 높다. 따라서 정유산업 내 ESG 전략 핵심은 ‘절대량 감축’보다 ‘단위당 효율 개선’에 있는데, 에쓰오일 개선 폭은 업계 평균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울산 석유화학단지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TLS(Tower Lifting System)를 활용해 프로필렌 분리 타워를 수직으로 세우고 있는 모습./ 에쓰오일 제공
울산 석유화학단지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TLS(Tower Lifting System)를 활용해 프로필렌 분리 타워를 수직으로 세우고 있는 모습./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은 자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공정 효율 개선과 친환경 에너지 생산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울산 온산공장 연료 전환, 친환경 윤활유 제품 확대, 통합설비(RUC·ODC) 최적화 등을 거론하고 있지만 구체적 수치나 감축 실적 공개는 제한적인 수준이다.

실제로 직접배출(Scope 1)과 간접배출(Scope 2) 중 어느 부문에서 탄소가 더 증가했는지, 관련 설비 투자가 어느 수준인지, 감축 단가 대비 실효성이 어떤지 등 핵심 ESG 정보는 찾아보기 어렵다. 선언적 메시지에 비해 수치 기반 실적이 따라가지 못하며 ‘그린 워싱’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종의 ‘그린 쇼잉’으로 볼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ESG 공시가 의무화되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회사의 이러한 접근은 리스크로 직결될 수 있다는 평가다. 유럽연합은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하고 미국도 탄소세 및 원산지 규제 도입 계획을 갖고 있다. 규제 대응보다 홍보에 집중할 경우 수출 경쟁력 약화는 물론 기업가치 하락이란 이중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 경쟁사들 대응은 보다 적극적이다. SK에너지는 친환경설비(VRDS) 투자를 강화하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는 블루·그린수소 생산 파일럿 설비에 투자하고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와 GS칼텍스는 공동 대응체계 구축, 감축 실적 공개, 외부 감사 수검 등에서 선도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에쓰오일은 상대적으로 수동적이라는 평이다.

향후 정부 탄소세 도입, 제4차 온실가스 감축 기본 계획에 따른 배출권거래제(ETS) 강화는 현실적 비용 압박으로 이어질 것으로도 전망된다. 기후 리스크가 곧 재무 리스크로 이어지는 시점에 에쓰오일이 더 이상 ‘선택적 대응’에 머물 수 없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업계 분석에 대해 에쓰오일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는 2024년도에는 전년 대비 정기보수 일정이 짧아 가동률이 더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2023년 가동률은 90%, 2024년에는 93%였다”라며 “그로 인한 자연 증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타 기업들과의 정책 비교에 관련해선 “일부 경쟁사의 경우 분사가 많이 돼 있어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열사 통합으로 집계하지 않지만 에쓰오일의 경우 (단일 기업이라)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에쓰오일이 온실가스 배출 관리 정책에 보수적이지는 않다. 현재 신규 자가발전시설 GTG(Gas Turbine Generator)를 짓고 있으며 2026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해당 시설이 완공되면 직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이 연간 16만톤 가량 감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