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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경영 성적표]⑦ “배출 줄고 실적 늘고”…고려아연 탄소감축 ‘모범생’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5-09-30 11:10:31 조회수 50

내용요약매출 늘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에너지 사용 모두 감소
‘고강도 정련공정’ 한계 딛고 탄소효율 상위권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위기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류의 생산활동 과정에서 대량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결국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온실가스는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을 소비자가 구매하고 소비하고 버리는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지만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공장 가동 능력, 매출 규모에 따라 배출량이 그에 상응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업계가 2050년 '넷제로(NET-ZERO)'라는 공통 목표 아래 탄소 감축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 기업마다 자체 활동보고서를 통해 관련 경영 목표와 세부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성과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그 이유는 산업계의 탄소 감축 청사진이 실현 가능성보다 정부 정책에 편승해 '보여주기식 계획'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업종과 규모에 따라 상대적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내뿜는 곳이 있고 비교적 덜 배출한 곳도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현재 기업의 환경개선 실천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ESG행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시총 100대 환경정보'를 토대로 매출액 증가 상위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사용량을 점검해봤다. 특히 탄소배출권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로 향후 기업들의 실질적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게 될 상황에서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사용량 저감을 위한 기업들의 대응 상황도 함께 조명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제공

|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정련·제련 중심 고에너지 산업 구조를 가진 고려아연이 탄소관리 성과 면에서 예외적인 선방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기준 온실가스 및 에너지 사용량을 전년 대비 감축하면서도 매출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 효율이 뚜렷이 개선되며 고탄소 업종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주목받는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25년 시총 100대 기업 환경정보(2023~2024)’ 자료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Scope1+2(직접, 간접 배출)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3년 327만7964tCO₂eq에서 2024년 317만8524tCO₂eq로 약 3.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조2910억원에서 8조890억원으로 약 11.1% 증가해 배출량을 줄이면서도 외형 성장을 동시에 달성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매출 대비 배출강도 지표(tCO₂eq/억원)다. 고려아연 단위 배출량은 2023년 44.96에서 2024년 39.29로 12.6% 감소하며 100대 기업 중 7위에 해당하는 높은 감축 효율을 기록했다. 에너지 사용량도 같은 기간 4만6574TJ에서 4만4425TJ로 줄었으며 단위당 에너지 강도는 15.21에서 13.08로 낮아져 에너지 효율 순위는 6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수치는 고정 배출이 불가피한 정련공정 중심 산업 구조적 한계를 고려할 때 주목받는다. 아연, 납, 금, 은 등을 추출·정련하는 공정에서 다량의 전력과 열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주로 고온 전해, 건식 제련, 환원 반응 등을 통해 처리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타 산업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 고려아연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설비 업그레이드, 폐산 회수 최적화, 자동제어 기반 공정 통합관리 시스템 고도화 등을 도입해왔다.

에너지 강도 개선은 단순한 설비 개·보수만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2023~2024년은 전력단가 상승, 국제연료 가격 변동성,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 등 외부 리스크가 동반된 시기였다. 이런 환경에서 총 에너지 사용량과 강도를 동시에 낮춘 것은 공정 최적화와 실시간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 정착 결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이 도입한 보스턴다이내믹스 4족보행 로봇 ‘스팟’이 온산제련소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이 도입한 보스턴다이내믹스 4족보행 로봇 ‘스팟’이 온산제련소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은 중장기 탄소감축 목표도 구체화하고 있다.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공정단계별 저감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향후 Scope3(간접 배출) 관리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태양광·수력 등 신재생 에너지 전력 전환율을 높여 RE100 선언 가능성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적 기준과 비교해도 고려아연의 탄소감축 성과는 뒤처지지 않는다. 글로벌 채굴·제련 업계 평균 Scope1+2 배출강도는 통상 매출 1억원당 50~70tCO₂eq 수준으로 보고되며 선진 탄소관리 그룹조차 이를 30~40 수준으로 낮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비교할 때 고려아연의 2024년 배출강도(39.29)는 상위 25% 이내에 해당하는 수치로 감축 효율 측면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교군 기업들과의 성과 차이도 두드러진다. 같은 에너지다소비 업종인 철강, 정유, 석유화학 업계는 대부분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배출량이 늘거나 강도지표가 악화된 경우가 많았다. 일례로 동일한 온실가스 배출량 300만톤대 기업군 중 한 곳은 배출강도가 오히려 증가하며 ESG등급이 하향되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이러한 비교군 사이에서 에너지 집약 업종도 전략적 접근으로 감축 가능하다는 전환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재생에너지 전환과 관련해서도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준비 현황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비철금속 업종 내에서 RE100에 공식 가입한 기업은 거의 없으며 대부분이 전력소비량 90% 이상을 한국전력 계통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이 가운데 고려아연은 2023년 기준 신재생 발전설비 도입률이 업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일부 공장단지에 대해 PPA(전력구매계약) 기반 태양광 설비 구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RE100 전환 선언의 전초 단계로 해석된다.

투자자 관점에서도 탄소경영은 기업가치 평가 핵심 지표로 부상 중이다. 블랙록, 노르웨이 국부펀드, 칼퍼스 등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온실가스 감축 계획의 정량적 목표 존재 여부, 최근 3개년 실적, 사업 전환 전략의 타당성 등을 투자 의사결정의 핵심 요소로 삼는다.

이 관점에서 고려아연은 수치 기반 개선성과와 실행계획을 모두 갖춘 드문 사례로 ESG 기반 자금 유입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다.

한편 고려아연은 이차전지용 핵심소재 사업 확장을 통해 탈탄소 대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ESG 기반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병행하고 있다. 2023년부터 니켈·코발트·리튬 등 정련 사업을 준비해 왔으며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에도 일부 계열사 및 파트너사들과 협업 중이다. 또한 호주 현지 법인 ‘KZ Australia’를 통해 광산 채굴부터 정제·재활용까지의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전략도 병행 추진 중이다.

결국 고려아연 탄소경영은 배출 총량 감축과 정밀 효율화,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라는 세 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구조로 볼 수 있다. 배출량이 낮고 강도지표가 상위권이며 중장기 ESG 전략 정합성도 확보돼 있다는 점에서 ESG 경영 ‘모범생’ 요건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고려아연은 탄소배출이 많은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서 기후위기에 선도 대응하고자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많은 고민과 실천을 병행하고 있다”며 “적극적 탄소중립 의지를 담아 설비교체, 공정개선, 에너지효율 증대 외에도 화석연료 발전설비 폐쇄와 연료 전환 실행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꾸준히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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