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17개 시도교육청, '학교 환경교육 방안' 마련
교원양성 과정에 환경교육 반영 권고…교원의 환경감수성·전문성 강화 계획
학교는 '탄소중립 학습의 장'으로…시범학교 및 환경교육체험관 확대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과 교원양성 전반에 탄소중립 관련 교육을 확대하는데 뜻을 모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24~2025년부터는 전 교과에 생태전환교육을 반영할 계획이다.
교육부와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해양수산부·산림청·기상청 등 5개 관계부처와 17개 시도교육청은 7일 '탄소중립 주간(6~10일)'을 계기로 '기후위기 극복 및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학교 기후·환경교육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생태전환 교육을 반영하고, 환경동아리·봉사활동 등 기후대응 역량에 도움이 되는 참여와 체험 중심의 교육활동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후위기로 발생할 수 있는 교육 취약성을 극복하고 적응역량을 기르기 위해 유아·장애학생에게 맞춤형 학습지원을 확대하고, 직업·진료교육 및 학생참여활동을 지원키로 했다.
교원양성기관 교육과정에는 기후변화·지속가능한 발전·탄소중립·플라스틱 문제 등 환경교육 관련 내용을 반영토록 권고한다. 교사 전문적 학습공동체 지원 및 온·오프라인 연수 확대 등을 통해 교원의 환경 감수성과 전문성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학교환경은 '탄소중립 학습의 장(場)'으로 변화한다. 관계부처와 시도교육청이 협력해 탄소중립 중점·시범학교 및 환경교육체험관(에코스쿨) 조성을 확대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등을 통해 학교가 탄소중립 학습의 장이자 지역의 거점 역할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학교 기후·환경교육 지원체계도 마련된다. 관계부처와 시도교육청은 지난 9월 제정된 '탄소중립기본법'을 토대로 조례 등 자치법규 정비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교육 지원체계를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학교환경교육을 지원할 전담기관과 운영체제를 마련하고, 중앙·지방 정책협의회 상시 개최 등 지원 조직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7월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계획의 비전과 목표로 △저탄소 제로에너지를 지향하는 그린학교 △미래형 교수학습이 가능한 첨단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스마트교실 △학생 중심의 사용자 참여 설계를 통한 공간혁신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생활SOC(사회간접자본) 등 4가지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다만 일각에선 그간 발표됐던 정책들과 큰 차이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2011년 발표한 '녹색성장정책 추진성과'에도 노후된 초·중·고등학교를 자연친화적 학교로 개선하는 '그린스쿨' 사업이 포함됐다. 친환경자재 교재·생태환경 조성 등을 지원해 학교를 '환경교육의 장' 및 인근 주민과의 공유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유사하다. 초·중등 학교의 기존 교과에 녹색성장 내용을 반영하고,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환경과 녹색성장' 교과를 신설한 부분도 큰 틀에서는 궤를 같이 한다. 물론, 이번 계획은 전 교과에 생태전환 교육을 반영해 완전히 같다고 볼 수는 없다.
이날 세종청사에서 '학교 기후·환경교육 지원 방안'을 발표한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관련 질문에 "기본계획에 따른 구체적 실천내용들은 별도로 준비 중에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 실장은 "그동안의 환경교육이 다소 체계적인 계획에 의해 이뤄지기보다는 학교교육의 일환으로만 이뤄졌다고 한다면, 이번 기본계획에서는 7개 관계부처와 시도교육청·전문기관들이 함께 마련한 종합적 환경교육을 하겠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획을 통해 이전에 선택과목이었던 '환경'은 기본과목이 된다. 또한, 기존에는 생태전환교육·기후환경교육·탄소중립교육을 위한 자료를 교육부에서, 혹은 환경부에서 단독으로 만드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면, 앞으로는 환경부가 자료를 연구하는 과정에 교육부가 함께 참여해 자료를 개발하는 방식 등 부처간 협력이 본격화 된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환경부 예산 중 교육 예산의 비율이 적어 계획의 본래 취지대로 갈 수 있겠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이창규 환경부 환경교육팀장은 "올해 환경부 예산 중 환경교육 강화 예산이 174억원 정도인데, 내년 정부안으로 편성돼 국회를 통과한 예산은 200억원이 조금 넘는다"고 답했다.
이 팀장은 "결코 만족스러운 금액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통해 환경교육 강화예산을 늘려왔다"며 "최대한 그 예산 범위 내에서 교육부와 협의해 학교 환경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발·전문강사 지원 등을 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교환경교육 방안'과 관련 유은혜 교육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탄소중립 비전 선언 1주년인 탄소중립주간에 이번 방안을 발표하게 돼 더 뜻깊다"며 "미래세대가 기후·환경위기 문제에 적극 공감하고 스스로 사회적 실천을 해나가는 환경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시도교육청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탄소중립은 올바른 기후·환경교육으로부터 시작한다"며 "미래세대를 위해 흔들림없이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고, 탄소중립 생활실천 포인트제도 등을 통해 실천이 더 큰 혜택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