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정보

ESG 정보

 

[장애인 고용 下] 차이를 차별로 보지 않는 '경기도사회적경제원·네이버핸즈'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4-05-03 15:32:56 조회수 9

[인터뷰] 유훈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원장 및 김선교 네이버핸즈 사원
정관 바꿔 장애인 채용...유훈 원장 "당연한 일"
발달장애 있는 김선교 사원 "보람 있는 일하고 있어"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국내 등록장애인이 258만에 달하면서, 인구의 5%를 넘어섰다. 이들 3명 중 1명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장애인 고용률이 매년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면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온다. 상(上) 편에서는 장애인 고용 실태를 알아보고, 하(下) 편에서는 고용주와 장애 사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편집자 주>

                             유훈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원장. / 경기도 제공.
                             유훈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원장. / 경기도 제공.

◆유훈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원장 "장애인 채용, '해야 하는 일' 아닌 '당연한 일'"

유훈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원장은 한국표준협회 ESG경영센터장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있다. 지난 2022년 12월 문을 연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은 경기도 산하기관으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설립됐다. 

유 원장은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시작을 함께 했다. 취임 2년차인 그는 "궁극적으로 사회적경제조직의 성장을 도와 경기도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과 지역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에 관심이 깊은 만큼 장애인 고용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사회적경제원 설립 당시 원장을 보좌할 수 있는 공무직 (비서, 기사 등) 3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변경해 장애인 사원 2명을 포함한 일반직 직원 3명을 채용했다.

유 원장은 "직원 구성에 있어서도 사회적경제가 지닌 주요 가치와 목적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부터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유 원장은 "이전 인권경영 정책개발에도 참여하는 등 ESG경영 차원에서 인권에 대해 주의 깊게 고려했다"며 "특히 장애인에 대해 '의도된 차별'도 문제이지만, '의도되지 않은 차별' 역시 있어선 안 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런 유 원장의 생각과 실천이 반영된 채용이었다. 그러면서 "사회적경제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구성원들이 사회공동체의 이익을 함께 추구하려는 시도로 정의된다"며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관장의 입장에서, 장애인 직원이 조직 구성원으로서 함께 하는 것은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장애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 및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개선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근로 형태를 살펴보면 단순노무 종사자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고용의 질적 측면에서의 사회적 고민과 개선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경제원 내 프로그램 '임팩트 테마별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가 기업 중 '우리같이 사회적협동조합'을 예로 들었다. 유 원장은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발달장애인이 전문 기술을 터득하게 해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뿐 아니라 생산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게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에게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실질적인 자립을 지원해 사회 속 일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이 부분에 역점을 둬야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훈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원장과 직원들이 사진촬영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제공. 
유훈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원장과 직원들이 사진촬영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제공. 

현재 경기도사회적경제원에서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회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경제조직의 성장을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 유 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빈부격차, 고용불안, 고령화 등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 사회적경제는 시장경제를 보완하는 한편 일자리를 창출하고 실업·빈곤 등 사회 문제를 극복해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 및 다문화 가정, 독거노인 등 사회 난제에 얽힌 다양한 사회적 약자가 있는데, 이들의 필요를 충족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기업의 자원을 사회적경제조직에 연결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청소년 대상으로 사회혁신 캠프 등을 진행하고 있다. 

끝으로 유 원장은 "'들에 피는 꽃이 진한 향기를 뿜어내는 것은 찬이슬과 세찬 바람을 이겨냈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다" 며"사회적경제조직이 발전하는 데 여러모로 어려움이 큰 시기이지만,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사업과 정책을 통해 사회적경제가 꽃피고, 그 향기가 지역사회에 널리 전해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김선교 네이버핸즈 사원이 일하는 1784 플라워샵. / 네이버핸즈 제공. 
김선교 네이버핸즈 사원이 일하는 1784 플라워샵. / 네이버핸즈 제공. 

◆ '네이버 4년차' 김선교 사원 "오래오래 다니고 싶어요"

기자가 만난 김선교 네이버핸즈 사원은 발달장애를 갖고 있다. "36살 김선교"라고 자기소개를 하던 그는 네이버핸즈에 다니는 이유에 "돈을 많이 준다"며 "오래오래 다니고 싶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네이버는 지난 2020년 장애인 고용을 위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네이버핸즈'를 설립했다. 지난해 12월 말기준 54명의 발달장애인이 네이버 제2사옥 1784 편의점과 계열사가 입주한 판교 테크원, 도담빌딩에서 근무 중이다. 이들은 카페, 브랜드 스토어, 커피 머신 및 원두 관리, 화분 관리, 꽃집, 편의점 등 6개 직무를 맡고 있다.

네이버핸즈 내 발달장애인 구성원은 모두 정규직으로, 김선교 사원 역시 그렇다. 일자리의 안정감과 경제적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직원들은 오전반, 오후반으로 각각 4시간씩 일하고 있다. 

김선교 사원은 2020년 엔비전스를 거쳐 현재 네이버핸즈까지 4년째 네이버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는 "관리하는 데 딱히 힘든 건 없다"며 "열심히 일하고 매우 성실하기 때문에 오래 다닐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택인 서울 영등포구에서 경기도 성남에 있는 네이버 1784까지 매일 출퇴근을 하고 있다. 1시간이 넘는 걸리는 출퇴근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김 사원은 "지하철 타는 게 좋다. 비록 9호선이 지옥철이긴 하지만 참고 타는 게 보람 있다"며 미소지었다. 

김 사원의 주요 업무는 화분 가꾸기다. 100여종에 달하는 화분에 물을 주고 관리를 하고 있다. 스투키에 가장 마음을 쏟고 있다는 그는 "오리처럼 통통한 게 귀엽다"며 "커피나무에 열리던 커피열매도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니저들이 저에게 잘해주신다. 일을 하는데 많이 도와주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공기관과 월 평균 상시 근로자가 100명 이상인 민간기업은  각각 3.8%와 3.1%의 장애인을 의무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시총 200대기업(2023년 말 기준)가운데 장애인 고용률을 공시한 기업은 140곳으로 고용률은 1.93%에 그친다.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