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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국부펀드의 양면성..."기후안건은 '반대', ESG 투자는 ‘지속’"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4-05-03 15:33:12 조회수 16

노르웨이 NGO, NBIM 기후 결의안 투표 성향 분석
기후 파괴 전략 찬성...다만 ESG 투자는 유지
“反ESG 터진 지금이 지속 가능 펀드 단계적 도입 기회”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기후를 망가뜨리는 결의안에 찬성하면서도 ESG투자는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 연합뉴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기후를 망가뜨리는 결의안에 찬성하면서도 ESG투자는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 연합뉴스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1조6000억달러(약 2200조원)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펀드사 가운데 하나인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가 오락가락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후안건에는 찬성하지 않으면서 ESG 투자는 지속하겠다는 다소 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NBIM 최고경영자(CEO)는 반(反) ESG가 퇴출이 아닌 ‘단계적 도입’의 기회라고 말해 주목된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노르웨이 NGO 단체 ‘미래는 우리 손에 있다(The Future in our Hand)'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BP, 셸, 토탈에너지, 셰브런, 엑손모빌 등 9개 거대 석유 기업의 16개 기후 결의안에 대한 펀드의 투표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NBIM의 투표 성향이 일정하지 않았다.

2023년 제시된 16건의 주주 기후결의안 중 절반 이상인 9건의 ‘기후 파괴’ 전략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투자자 주도 이니셔티브인 기후행동 100+(Climate Action 100+)가 기후대응 노력이 미흡한 기업으로 지목한 BP, 셸, 토탈에너지, 마라톤 등 4개 사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올라온 모든 기후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지난해 NBIM은 기후 행동 계획을 발표하면서 탄소 감축에 소극적이거나 기후변화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기업의 주식은 매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니톨라이 탕옌 CEO는 “2050년 넷제로 목표를 설정하고 기업이 과학 기반 전환 계획을 갖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며 “다만 처음에는 대화와 투표로 기업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되 계획에 뒤처지는 기업은 매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발표된 보고서는 탕옌 CEO의 계획과 배치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네덜란드의 기후 행동 캠페인 그룹 팔로우 디스(Follow This)가 발표한 다른 보고서에는 NBIM이 기업들에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 부합하는 기후대응 목표를 세우라고 요구하면서도 셸, BP와 토탈에너지스의 협약에 기반한 주주 기후 결의안에 찬성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안건으로 상정된 결의안에서 주주들은 이사회에 기존 목표를 스코프 3(협력업체와 물류,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포함해 파리 협약 목표와 일치시키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NBIM은 “기업의 현재 기후전략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서 “주주들의 제안은 너무 규범적”이라며 반대했다.

이 밖에 JP 모건 체이스, 씨티뱅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10개 은행에서 발의된 17개 결의안 중 12개의 기후에 유해한 전략에 찬성했으며, 캐나다 왕립은행(RBC) 주주들이 새로운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제공한 대출 단계적 중지 정책 도입 요청에도 반대하는 등 알 수 없는 투표 성향을 보였다.

보고서는 “NBIM이 기후에 유해한 결의안에 계속 찬성한다면 지속 가능 금융의 청지기로서의 역할이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제적 합의에 기반한 기후 결의안에 찬성 △자체 기후 행동 계획에 설명된 사항에 맞춰 투표 여부 결정 △주요 석유 기업 및 화석연료 투자 은행에 기후대응 결의안 제출 등을 권고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ESG 요소를 기반으로 하는 투자를 지지하며 미국에서 큰 이슈가 되는 반발을 무마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현재 미국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이 ESG를 투자자의 수익보다 자유주의적 목표를 우선시하는 ‘워크 자본주의(Woke Capitalism, 깨어 있는 자본주의)’의 한 형태라고 비난하며 반ESG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다수의 애널리스트는 올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ESG 투자 전략에 대한 반발이 지속될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탕옌 CEO 역시 CNBC 인터뷰에서 NBIM은 ESG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는 장기적인 투자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 갖지 않으면 오랫동안 좋은 투자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SG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월가 일부 기업들은 기후목표를 낮췄고, 글로벌 지속 가능성 펀드는 8800만달러(약 1200억원)가 빠져나가면서 지난해 4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순유출을 기록했다. 다만 글로벌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속가능 펀드는 1분기 약 9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신규 순유입을 기록해 소폭 반등했다.

탕예 CEO는 “ESG 투자 환경이 최근 개선된 만큼 이를 퇴출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단계적으로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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