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가구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달 시몬스가 침대업계 1위 에이스를 넘어선데 이어 현대리바트가 1분기 매출에서 가구업계 1위 한샘을 넘어섰다. 업체들이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시도한 기존 브랜드 이미지 탈바꿈, 마케팅 재정비 전략이 먹혀들었다.
기존의 신념이나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각을 토대로 선택하는 MZ세대의 선택이 굳건했던 왕좌 자리를 흔든 것이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창립 이래 첫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현대리바트는 1분기 매출액 5048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리바트는 전기(4202억원)보다 20%, 지난해 동기(3702억원)보다 36.3% 증가하며 분기 매출 첫 5000억원을 돌파했다. 현대리바트가 분기 매출 기준 가구업계 1위를 기록한 것은 1977년 창립 이후 최초다. 부문별로는 가정용 가구에서 6.1%, 집테리어(집+인테리어) 부문에서 7.9%, 빌트인 가구 부문에서 94.4% 상승했다. 주택매매 거래량의 점진적 회복과 빌트인 가구 납품 증가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 현대리바트의 올해 1분기 빌트인 가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4.4%나 증가하기도 했다.
한샘은 연결기준(잠정) 올 1분기 485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샘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859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5% 증가했고 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샘 관계자는 “2024년에는 본격적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모두 가능한 사업 구조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리하우스와 부엌, 수납 등 경쟁력 높은 핵심 상품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과 현대리바트가 주력하고 있는 사업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 실적 비교는 어렵다”며 “매출 기준 역전 상황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국내 침대업계를 독주했던 에이스침대도 처음으로 시몬스에 역전 당했다. 에이스침대의 지난해 매출은 3064억원. 영업이익은 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 감소했다. 반면 시몬스는 영업이익 319억원, 매출액 3138억원으로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118억원) 대비 170%, 매출액의 경우 전년(2858억원)대비 9.8% 상승했다. 시몬스가 매출액 74억원으로 에이스 침대를 넘어섰다.
시몬스는 TV광고비를 대폭 삭감하고 친환경과 MZ세대에 집중한 점이 주효했다. MZ세대들의 가치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ESG’, ‘비건’ 등을 도입하며 브랜드 신뢰도를 높였으며, ‘수면연구 R&D센터’, ‘친환경 인증’은 물론 ‘팝업스토어’, ‘시몬스테라스’까지 선보이며 신선한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점들이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닿으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반면 에이스침대는 2022년부터 매출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 3월 에이스침대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3462억원으로 2021년 대비 전년보다 11.5% 하락했으며, 작년 역시 2022년과 비교하면 11.5%나 매출이 줄며 역성장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이사 수요 감소 등의 이유로 가구업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에이스침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에이스침대가 광고 마케팅에 치중하고, 연구개발비 감소세 등으로 이어진 것이 품질 개선에 소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1위가 굳어질 것이라고는 단언 못한다”며 “다만 에이스침대는 MZ세대를 공략한 팝업스토어 등 여러 활동을 전개해 온 시몬스에 비해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은 젊은 세대들을 공략할 전략이 부재했다”고 설명했다. 고예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