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소재 혁신부터 ESG 경영까지…스포츠 의류·장비 대세는 친환경
친환경 소재 주도하는 푸마…나이키·아디다스도 친환경 경영
지구의 마지막 경고선인 1.5℃ 위기가 눈앞에 닥쳤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작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45℃ 높아졌다. 2015년 국제사회가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산업화 이전 지구 평균기온보다 1.5℃ 상승하는 것을 억제하자'는 뜻을 모은지 8년 만이다.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한 것이 무색할 만큼 온도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 이에 창간 9주년을 맞는 한스경제는 그간 천착해온 '1.5°C HOW' 캠페인에 맞춰 인류 생존 최후의 방어선인 1.5°C를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지 부문별로 국내외 동향과 쟁점, 대안 등을 종합적으로 엮어 연중기획으로 연재한다. /편집자주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기후변화는 스포츠에도 큰 변수가 된다. 야외 스포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넓게는 의류, 장비 등과 관련된 스포츠 산업 지형도도 바꿔놓을 수 있다. 스포츠 용품업계는 이러한 기후변화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래서 최근 몇 년 전부터 스포츠 용품업계도 친환경 움직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리사이클링(Recycling), 업사이클링(Upcycling, 업그레이드와 재활용) 재생섬유 제품을 출시하거나 에너지 소비 절감, 환경보호 캠페인을 펼치는 것은 물론이고 기능성과 친환경성을 겸비한 혁신적인 소재개발에도 열심이다.
◆친환경 소재 혁신 주도하는 푸마
모범 사례로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푸마를 들 수 있다. 푸마는 축구화, 다운 재킷, 스니커즈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2022년 9월 친환경 데일리 스니커즈 '스카이 클린'을 출시했는데 어퍼의 최소 30%, 아웃솔의 최소 10% 이상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프랜차이즈 윈터재킷 '울트라쉴드'의 충전재는 100%가 리사이클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다.
이달 출시한 축구화 라이츠아웃 팩은 주요 축구화 어퍼(갑피)의 20% 이상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제품이다. 대표적인 스니커즈 '스피드캣 아카이브'도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가죽 전문 기업 레더 워킹 그룹(Leather Working Group)의 스웨이드 적용했다. 남성 쉴드 우븐 후드 재킷은 독일 친환경 멤브레인 제조 기업 심파텍스(Sympatex)의 100% 재활용 가능 친환경 소재를 활용했다.
푸마 관계자는 “푸마는 글로벌 브랜드로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발걸음의 일환으로 지속가능성을 꾸준히 고려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글로벌 차원에서 전사적 지속가능성 전략 ‘포에버 베터(FOREVER.BETTER.)’를 수립하고 ‘써큘러 랩(Circular Lab)’이란 혁신 플랫폼을 통해 다방면으로 탄소 중립 실천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마는 꾸준히 글로벌 성과를 내왔다. 푸마에 따르면 2022년 기후 행동 선도 기업을 위한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A 리스트에 진입했고, 같은 해 세계적 패션 미디어 기업 비즈니스 오브 패션(Business of Fashion·BoF)의 ‘패션 지속가능성 지수(Fashion Sustainability Index 2022)' 발표에서 글로벌 30대 패션 기업 중 최고점 획득했다.
지난해엔 산업 폐기물 재활용 합성 인조가죽 기술 'K-BETTER™'를 축구화 제품에 적용했으며 올해는 리스웨이드(RE:SUEDE)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리스웨이드 프로젝트는 스테디셀러 스니커즈 '스웨이드'를 친환경 제품으로 디자인 및 제품의 퇴비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다.
◆나이키·아디다스도 친환경 경영
아디다스골프 역시 친환경 정착을 위해 애쓰는 브랜드다. 지난해 아디크로스X버닝 카트 소사이어티(Burning Cart Society) 컬렉션은 친환경 콘셉트로 제작됐다. 골프는 기본적으로 야외에서 플레이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민감한데 아디다스골프는 운동선수와 지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소재 혁신을 지속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디크로스X버닝 카트 소사이어티 컬렉션은 유한한 자원의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폐기물 사용 근절을 위해 최소 70%는 천연 소재 및 재생 가능한 재료를 사용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라운드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자 천연 벙커와 꽃 한 송이를 피워내는 민들레 등 이미지를 담았다. 외로운 꽃 한 송이를 피워낸 민들레는 골퍼로 하여금 각각의 코스가 제공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아디다스골프 관계자는 “아디다스그룹은 2015년부터 범지구적 위기인 환경 문제에 앞장서 왔고, 2018년부터 골프 쪽에서도 친환경 골프웨어의 새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지속가능성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며 “아디다스골프는 환경 단체 ‘팔리 포 디 오션(Parley for the Ocean)’과 협업해 해안, 연안 지역 공동체가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해 탄생한 세계 최초의 업사이클링 골프화 ‘투어360 XT 팔리’ 출시를 시작으로 프라임그린(PRIMEGREEN) 기술을 통해 지속가능성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브랜드 나이키도 친환경 경영에서 모범을 보인다. 지난 2020년 탄소 절감 프로젝트 ‘무브 투 제로’ 캠페인을 진행한 나이키는 꾸준히 친환경 소재 제품을 내놓고 있다. 나이키에 의하면 친환경 표시가 된 의류는 적어도 55%의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지고, 신발은 친환경 표시가 없더라도 최소 20%의 재활용 소재로 제작된다. 무브 투 제로 캠페인의 일환으로 세르비아의 노비베오그라드에 2만 개의 운동화를 재활용해 농구 코트와 놀이터를 설치하기도 했다.
스포츠 용품업계에서도 대세는 친환경이다. 이상기후와 기후재난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지표 중 하나가 ‘기후위기시계’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토대로 지구의 평균온도가 산업화(1850~1900년) 이전보다 1.5도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보여주는 시계다. 27일 기준 1.5도 상승까지 남은 예정 시간은 약 4년 268일에 불과하다. 스포츠 용품업계도 째깍째깍 다가오는 기후위기 '시한폭탄'을 남일이라고 치부하며 앉아있기 어려운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