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매출 0.2%대...업계 내 최저
비정규직 비중 20%대로 상승세
직원들이 손님과 짜고 이벤트 당첨금 빼돌려 과태료 부과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파라다이스가 지난해 자산 5조원을 넘기면서 공시 대상 기업집단(대기업 집단)에 지정됐다. 몸집 키우기에는 성공하면서 대기업 반열에 올랐지만, ESG 경영은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S) 부문에 대한 부진이 눈에 띄었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파라다이스의 ESG 평가 지표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업계 평균을 밑돌았다. 더구나 환경 지표 내 공개된 정보는 전무했다. 기업들이 가장 많이 공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마저 미공개 상태다. 그밖에 에너지 사용량과 폐기물 재활용률, 용수 재활용률도 공개하지 않았다.
환경 지표에 속한 대표 항목을 모두 공개하지 않은 것은 업계 내 파라다이스가 유일하다. 동종업계 내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의 경우 지난해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시작하면서 정보를 적시했다. ESG경영의 시작은 정보공개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는 만큼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
◆ 짠내 나는 기부금, 업계 평균에 못 미쳐
파라다이스의 사회 부문은 대체로 좋지 않았다. 다만 다양성은 보완됐다. 지난해 3분기 여성 직원은 48.7%로, 직원 성별 비중은 비슷했다.
그러나 기부금은 매출 대비 적었고, 비정규직은 많았다. 우선 기부금은 매출액과 비교해 극히 적었다. 파라다이스의 주력사업인 카지노 부문의 순매출이 개선되는 상황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매출이 좋지 않았다.
이후 하늘길이 열리면서 매출도 나아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2023년 매출 대비 기부금은 업계 평균인 0.32%보다 낮은 0.271%를 기록했다. 강원랜드가 1.724%, GKL 역시 0.562%로 파라다이스보다 기부금 비율이 높았다.
비정규직 비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23년 비정규직 비율은 21.2%로, 업계 평균인 11.1%의 2배 가까이 됐다. 지난해 3분기에는 29.3%까지 높아졌다. 사업부문이 카지노와 스파로 나뉘는 파라다이스에서는 비정규직 대부분이 카지노 부문에 속했다. 대체로 카지노 사업장에서는 딜러 보조 등이 비정규직으로 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여기에 직원 관리와 사업장 운영을 소홀히 한 사실도 드러났다. 사회 부문 내 개인정보보호 측면에 타격을 입은 것이다. 지난해 1월 파라다이스가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의심거래 감시체계 구축 및 운영의무 위반, 고객확인 의무 위반, 자료보존의무 위반 등으로 기관경고와 과태료 15억원, 임원 1명 문책경고 등 제재를 받았다.
여기에 지난해 4월에는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카지노에서 직원 4명이 손님과 짜고 이벤트 당첨금을 나눠가지는 수법으로 2억원 이상 빼돌린 사실도 적발됐다.
매장 내 슬롯머신 당첨 행사에서 특정 손님과 결탁해 해당 손님에게 당첨 자리를 알려주고 받은 이벤트 당첨금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건에 연류된 직원 4명은 징계 해고됐다.
◆ 女사외이사 선임, 소위원회 운영 시작...거버넌스 개선 노력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이사회 구성진과 소위원회 등이 설치되면서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됐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독립성을 보장했다. 다만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가 겸직하고 있어 완전한 독립성을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
다양성은 지난해 보완됐다. 2023년까지만해도 남성으로만 이뤄졌지만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주보림 이화여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다.
이사회 내에는 다양한 소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ESG위원회도 설치, 운영되고 있다. 그밖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등은 지난해 상반기 이후 설치됐다.
한편 지난해 한국ESG기준원 역시 파라다이스의 ESG 경영이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평가 발표에서 파라다이스는 D등급을 받았다. 2021년 B등급에서 한 단계씩 떨어지더니, 지난해 역시 C등급에서 D등급까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