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정유4사, 탄소중립·사회공헌·지배구조 개선 등 추진 박차
실적 결부 효과는 아직…친환경성 및 수익성 확보 관건으로
|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대 정유사가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저탄소 기술 개발, 지역사회 기여,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등 전 분야에서 실질 성과를 목표로 ESG 기조에 발맞추고 있다. 다만 아직 정유 중심 사업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만큼 향후 이러한 전략을 수익성과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ESG 성과 면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기업은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이다. 회사는 국내 ESG 평가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으로부터 2년 연속 A+ 등급을 획득했다. 또 글로벌 ESG 평가기관 MSCI로부터는 AA 등급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환경 부문에서도 ISO 14001 사업장 확대 인증을 마쳤고 협력사 ESG 리스크 평가 체계도 운영 중이다. 특히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이산화탄소 전환 촉매 등 친환경 기술 개발에만 47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실질적 탈탄소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에쓰오일도 ESG 전환 흐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15년 연속으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월드 지수에 편입됐다. 서스테이널리틱스의 ESG 리스크 점수는 32.5점으로 산업 평균 수준에 도달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ESG 위원회가 이사회 차원 전략을 감독하고 액침냉각 방식 에너지저장장치(ESS) 도입, 100억원 규모 지역사회 나눔 캠페인 등 실질적인 시책을 펼치고 있다.
GS칼텍스는 친환경 원료 기반 정유·화학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전남 여수 산업단지 내에 자가 태양광 및 바이오 연료 기반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에서는 팜유 부산물을 활용한 저탄소 연료 정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아울러 GS칼텍스는 탄소포집(CCUS)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는 등 공급망 전반에 ESG 평가 기준을 도입, 파트너사와 지속가능한 협력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5년을 목표로 블루수소 기반 혼소 발전소 상업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저탄소 에너지 공급 전환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회사는 ISO37001 인증 취득, 공정안전관리(PSM) 최고등급 유지, 150억원 규모 지역 기여금 선납 등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HD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정유 사업 비중을 현재 85%에서 40%로 줄이고 친환경 사업 비중을 7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바이오 연료,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 소재 등 신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유사들의 이 같은 행보를 단순한 이미지 제고 차원이 아닌 실제 정책과 기술 변화에 따른 생존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글로벌 탈탄소 규제 강화, 투자자 ESG 평가 반영 등이 빨라지며 글로벌 사업 구조의 근본적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까지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이 본업 수익성과 밀접한 관련성을 찾기 어려운 점은 과제로 꼽힌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ESG는 경영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 전략으로 녹여내야 실질적 효과가 크다”며 “기술 개발, 사회적 수용성, 재무적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작동해야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