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이사회 독립성·다양성 미흡
배당 예측 가능성 미제공
|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 전선전기 기업 일진전기(대표이사 황수)의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사외이사는 적었고, 내부감사기구에는 회계나 재무 전문가는 공석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금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진전기의 2024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기준 핵심지표 준수율은 33.3%로 전년과 같았다. 개선이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평가다.
일진전기는 핵심지표 15가지 중 고작 5가지만 준수했다.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배당 실시 계획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경영 관련 중요 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여부 등이다.
특히 이사회 분야 6가지 항목 중 5가지를 준수하지 않았다.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마련 및 운영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집중투표제 채택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 등을 외면해 독립성과 다양성이 결여됐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일진전기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모두 한국 국적의 60대 남성이었다. 금융당국은 이사회 다양성을 위해 단일성과 단일국적을 피하라고 권고한다.
실제로 국내 주요 기업은 이사회 다양성 조항을 준수하고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시총 250대 기업 중 87%가량은 이사회 내 다양성을 준수했다.
전문성과 독립성도 문제를 드러냈다. 이사회 구성원 4명 중 황수 대표, 양재찬 사내이사, 조웅기 사외이사가 경영전문가로, 유상석 부사장은 전선사업본부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회계나 재무 전문가는 없었다.
무엇보다 황수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구성원이 4명으로 소수이며, 절반 이상을 사내이사로 채웠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가 극히 적을 경우, 안건에 있어 찬반투표가 무의미하다. 최근 3년간 일진전기 이사진의 안건 찬성률은 100% 달했다.
◆주주 권익 외면, ‘절반’만 준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매년 배당을 하고 있으나,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 주주총회 소집공고 권고도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주주의 의사결정권 보장을 위해 ‘주주총회 4주 전 소집 공고’와 ‘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를 권하고 있다. 그러나 일진전기는 지난해 상법상 의무 기간인 2주 전에 소집공고를 냈다.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에 대해 회사 측은 “주주환원정책을 보완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방법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만 밝혔다.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집중투표제'도 도입하지 않았다. 이 제도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숫자만큼 선출할 이사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받는다.
예를 들어 3명의 이사를 선임할 경우 주당 3개의 의결권이 부여된다. 이를 통해 대주주가 지배하는 이사회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일진전기는 “정관에 따라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며 “소수주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직전연도 정기주총 6주 전까지 서면이나 전자문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자투표는 실시 중이며, 현금배당금을 높인 점은 눈에 띈다. 올해 주총에서 결산배당 금액을 1주당 3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6.3%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