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지난해 게임업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3년 대비 소폭 증가 추세
게임 개발 및 구동 환경의 성능 향상이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이어져
|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가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전통적인 제조업뿐 아니라 최근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IT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게임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컴퓨팅 환경과 서비스를 위한 서버 구축 등에 많은 전력이 사용되고 있으며 게임 이용자가 사용하는 전력 역시 간접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환경정보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기업은 엔씨소프트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직접 배출(Scope 1)과 간접 배출(Scope 2)을 합쳐 2만6838tCO2eq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이는 게임사 중 두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펄어비스의 5269tCO2eq와 비교해 5배나 높은 수준이다.
게임사의 온실가스 배출은 임직원 수에 비례해 증가하는데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임직원 수는 3800여명으로 넥슨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구성원을 보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임직원 수는 2023년 5000명이 넘었지만 지난해 부진을 겪으며 분사와 구조조정을 통해 본사의 인력을 3800여명으로 감축했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도 2023년 3만469tCO2eq(Scope 1+2)에서 지난해 11.9% 감축했다.
공급망 등 기타 온실가스 배출량(Scope 3)까지 포함한 엔씨소프트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3년 16만1446 tCO2eq에서 지난해 8만4522 tCO2eq으로 47.6% 줄었다. 엔씨소프트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협의체(TCFD) 권고안을 기반으로 ‘기후변화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수립하고 향후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보고 체계를 강화함으로써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의 범위와 수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펄어비스는 2023년 5135tCO2eq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지난해 3% 감축 목표를 세웠지만 오히려 2.6% 늘어난 5269tCO2eq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펄어비스의 지난해 임직원 수는 1300여명으로 임직원 수 대비로도 엔씨소프트 다음으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펄어비스는 보고서를 통해 법인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고 임직원의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70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배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에너지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신사옥에는 전층 LED 조명 설치하고 냉난방기 상태를 수시로 모니터링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등 에너지 효율화도 장려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목표치 4800tCO2eq보다 낮은 4656tCO2eq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에 성공한 모습을 보였다. 2023년 4559tCO2eq보다는 소폭 증가한 수치지만 임직원 수대비로는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크래프톤은 ESG 환경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는데 이는 그동안 보고서 등 공개 자료 미흡이 원인으로 꼽힌다.
넷마블은 지난해 임직원 수는 줄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상승하며 에너지 관리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넷마블 임직원 수는 2023년 831명에서 지난해 752명으로 9.5% 줄었지만 온실가스 배출은 2023년 4279tCO2eq에서 지난해 4542tCO2eq로 6.1% 증가했다. 넷마블은 전력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고효율, 친환경 설비를 도입·운영하여 전력 사용의 효율성을 증대함과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한 게임사를 살펴보면 위메이드가 전년 대비 0.9% 증가한 2714tCO2eq, 컴투스가 9.7% 증가한 2511tCO2eq, 카카오게임즈가 1.3% 증가한 738tCO2eq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전반적으로 증가추세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개발하거나 구동하는 컴퓨팅 환경이 갈수록 고성능을 요구하면서 전력 소비량도 함께 늘고 있다. 게임사들이 자체적으로 게임 최적화를 통해 하드웨서 요구 사항을 낮추고 친환경을 적극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저전력 하드웨어의 개발 등 관련 업계의 노력도 함께 동반돼야 보다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