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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식의 창(窓)] ESG경영, 피할 수 없다면 선도하라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1-05-07 16:10:08 조회수 130
임병식  정치전문 논설위원·전 국회부대변인

임병식 정치전문 논설위원·전 국회부대변인

 

외형이 큰 기업과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기업. 당신이라면 어디에 투자하겠는가. 전통적이라면 돈 많이 버는 기업이다. 이제는 투자 기준이 바뀌었다. 건전한 지배구조 아래 환경을 위하고 사회책임을 다하는 ‘착한기업’이 투자 포인트다.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일컫는 ESG경영이 투자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금융권도 앞 다퉈 ESG지표를 반영한 투자 상품을 내놓고 있다.

올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테슬라다. 누적 매수액만 87억 달러(10조원)다. 애플(49억 달러)보다 두 배 많다. 테슬라 주식은 올 한해만 600% 급등했다. 국내 투자자가 테슬라를 주목하고, 주가가 급등한 배경에는 ESG경영이 있다.

테슬라는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 ‘지구 에너지 문제 해결’을 경영 목표로 내세웠다. 협력업체에게는 탄소 저감을 요구하고, 자신들은 탄소 배출권을 팔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미국 자본시장에서 ESG펀드는 대세다. 상장 지수펀드(ETF)는 117개, 510억 달러(58조원) 규모다. 국내도 다르지 않다.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45개, 설정액 8,816억 원이다. 최근 3개월 동안 1497억 원 늘었다.

또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녹색성장펀드(21개) 설정액도 931억 원 증가한 2847억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과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각각 2조8308억 원, 336억 원이 빠져 나간 것과 대비된다. 지난 10월 기준 발행된 국내 ESG채권도 75조원 규모다. 지난해에 비해 3배 증가했다.

ESG경영을 중시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주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마이다스 책임투자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A1클래스 기준)은 38%다. 코스피 상승률(17.5%)을 크게 웃돈다.

또 같은 기간 KTB ESG 1등주 펀드 32.35%, 우리G액티브 SRI증권 29.12%, 브이아이 사회책임투자 27.25%, 한화 코리아레전드 책임투자24.28% 등 모두 시장 평균을 뛰어넘었다. 한마디로 ‘착한기업’에 투자하는 게 명분도 있고, 돈도 된다는 뜻이다.

지난 주 정세균 총리는 군산 새만금과 익산 장점마을에 다녀왔다. 새만금에서 SK, 장점마을에서 금강농산은 ESG경영 측면에서 대비된다. SK는 새만금에 2조1,000억 원을 투자해 창업 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에 부응한 투자다.

반면 비료를 생산하는 금강농산에는 사회적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집단 암 발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어떤 기업이 존경받고, 어떤 기업에 투자할지는 자명하다.

한국형 뉴딜과 바이든 행정부 출범은 ESG경영 기업에 호재다. 뉴딜 사업 대부분은 ESG 가치를 전제로 한 사업들로 채워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50년 탄소 제로를 선언하기도 했다.

또 바이든은 “그린 에너지, 노동과 고용환경 개선, 중산층 재건' 공약으로 내걸었다. 2050년까지 2조 달러를 투자해 100% 청정에너지 경제를 구축하고, 탄소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ESG경영이 핵심 가치로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이 가야할 방향도 분명하다. 다행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경영이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제조업 노하우를 중소기업에게 전해주는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2600여사를 지원했다.

SK그룹은 국내 기업 최초로 ’재생에너지 100%(RE1000)‘에 가입했다. RE1000은 2050년까지 사용 전력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선언이다.

CJ그룹은 100% 분해되는 썩는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GS칼텍스는 기금 1300억원을 들여 친환경 시설을 확충했다. SK하이닉스는 치매노인 실종을 막고 어르신 자립을 지원하는 사회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치한 한스경제 ESG본부장은 “ESG경영은 이제 대세가 됐다. 형식적인 ESG를 뛰어넘어 실질적인 경영 목표가 될 때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ESG활동을 수행하고, ESG지표가 높다고 해서 성과로 연결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전사적 인식 개선과 목표 설정이 요구된다. 국민연금도 이런 시대 흐름에 발맞춰 국내주식 위탁운용에 ESG평가를 강화한 지수를 연말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ESG투자를 전체 기금 자산의 절반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프랑스 철학자 세네카는 “운명은 거부하는 자는 끌고 가고, 순응하는 자는 태우고 간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 ESG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선도할지 끌려갈지 선택만 남았다.

임병식 정치전문 논설위원·서울시립대학교 초빙교수 montl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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