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ESG행복경제연구소, 시총 250대 기업 ESG 평가 결과 발표
평가 대상 기업 확대·평가 기준 강화...종합 S등급은 없어
정보공시 역량 미흡한 하위권...ESG 인식 확산·대응력 강화 ‘시급’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KT&G가 ESG행복경제연구소의 국내 시가총액(2023년 말 기준) 250대 기업에 대한 2025년도 ESG 평가등급 발표에서 1위를 기록했다. 종합 등급과 함께 거버넌스(G) 부문에서도 최고 평점을 받았다.
ESG행복경제연구소의 ESG 평가 등급 발표는 올해 다섯 번째로, 지난 2021년 50대기업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다. 이번 평가는 올해 상반기 중 발표 예정인 국내 ESG 공시 의무화 로드맵에 따라 적용될 기업 규모에 따른 순차적 공시의무를 고려해 평가 대상 기업을 지난해 200대에서 250대로 늘렸다.
◆ 종합 S등급 없어...E는 한국콜마, S는 기아 최우수기업 선정
이번 평가 결과, 전체 250대 기업 중 종합 부문 S등급을 받은 기업은 없었고, ▲A+등급 18개사(7.2%) ▲A등급 117개사(46.8%) ▲B+등급 55개사(22.0%) ▲B등급 19개사(7.6%) ▲C등급 41개사(16.4%)로 나타났다.
특징적으로 차상위 우수(A) 및 중위권인 양호(B+)·보통(B)등급 비중이 76.4%를 차지하는 ‘중위권 집중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올해 등급이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종합 등급 톱5에는 S등급에 버금가는 우수한 성적(A+)을 올린 ▲KT&G(89.8점) ▲기아(89.1점)에 이어 ▲삼성전자(88.3점) ▲현대차(87.8점) ▲신한금융지주(87.6점)가 이름을 올렸다.
부문별로 보면 ▲환경(E) 부문은 한국콜마(89.5점) ▲사회(S) 부문은 기아(89.8점)가 S등급에 근접한 성적으로 최우수기업을 차지했으며, 거버넌스(G) 부문에서는 KT&G(95점, S등급)가 종합 등급과 함께 최고 평점을 받았다.
ESG 부문별로 살펴보면 환경부문은 ▲기아 ▲한국항공우주 ▲현대건설 ▲포스코퓨처엠이, 사회부문은 ▲NH투자증권 ▲신한금융지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KB금융지주가, 거버넌스부문은 ▲포스코홀딩스 ▲신한금융지주 ▲삼성전자 ▲삼성화재 등이 톱5에 선정됐다.
15개 업종별(ESG행복경제연구소 분류 기준) 종합 등급에서는 ▲카카오(IT·반도체) ▲HD현대건설기계(건설·조선) ▲신한금융지주(금융지주) ▲현대백화점(물류·무역) ▲삼성화재(보험) ▲KT&G(식음료) ▲CJ ENM(엔터·전문서비스) ▲NH투자증권(은행·증권·카드) ▲기아(자동차·부품) ▲삼성전자(전기·전자) ▲한국항공우주(전문기술) ▲유한양행(제약·바이오) ▲포스코홀딩스(비금융지주) ▲현대엘리베이터(철강·기계) ▲한국콜마(화학·장업) 등이 각각 최상위를 기록했다.
◆ 평가 대상 기업 확대·기준 강화...전체 하향평준화 경향
이번 평가 결과는 전년도 상위권 기업들의 종합 등급 하락 영향으로 중위권 기업들이 증가해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 경향을 보인 게 특징이다.
전체 종합 등급은 지난해 평균 평점 A등급(81.2점)에서 B+등급(78.2점)으로 하락했다. 부문별로도 환경(8.7점), 사회(6.4점), 거버넌스(6.3점) 모두 하락했다. 환경·사회·거버넌스 전 부문 평점 하락이 중위권 집중 현상으로 이어졌다.
이는 평가 대상 기업이 종전 200대에서 250대 기업으로 확대되면서 평균이 낮아진 영향 이외에도, 글로벌 3대 ESG 정보공시기준(ISSB, ESRS, SEC 기후공시규칙)의 확정·시행 및 국내 ESG 정보 공시 의무화를 고려한 평가 기준 강화, 최근 ESG 이슈 등을 반영한 평가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ESG경영 수준 상위권 A등급 이상 기업 비중은 ▲종합 54.0% ▲환경 42.0% ▲사회 52.0% ▲거버넌스 56.8%로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시계열 비교 지표인 ‘전년 대비 개선도’ 항목 평가가 상위권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기저효과로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위권 비중은 지난해 상위권에 속한 기업들이 등급하락으로 대거 편입되면서 ▲종합 29.6% ▲환경 40.0% ▲사회 32.8% ▲거버넌스 36.4%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 하위권(C, D등급) 기업 정보 공개 미흡...ESG 인식·대응력 강화 시급
평가 대상 기업이 늘어나면서 ESG경영 수준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C등급 이하 기업 비중이 증가 추세를 보였다. 부문별로 ▲종합 16.4% ▲환경 18.0% ▲사회 15.2% ▲거버넌스 6.8%로 각각 늘어났다.
종합과 사회·거버넌스 부문에서 D등급을 받은 기업은 없었다. 다만 환경 부문에서는 25개사가 D등급을 받아 기업의 환경 정보 공시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거버넌스 부문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가 2024년부터 자산규모 1조원 이상에서 5000억원 이상으로 의무 대상이 확대되면서, 전체 대상 기업 중 104개 기업이(61.5%) 핵심 지표 준수 하위권에 속했다.
지난 평가와 비교할 때 ESG 정보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선제 발간하는 기업이 많이 늘어난 가운데, 상위권 기업의 정보 공개의 양적 확대와 더불어 질적 수준도 향상되는 추세를 보였다.
다만 이번 평가 대상에 새롭게 포함되고 ESG경영 활동이 미흡해 종합 C등급에 속한 41개사는 ESG경영에 대한 전체적인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사 홈페이지에도 ESG 정보 공개가 미흡해 객관적 데이터에 대한 평가가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이들 기업 대부분은 지난 평가에 이어 올해도 하위권에 머물러 시총 250대 상·하위권 기업 간의 ESG 지속가능경영체계와 실천에 있어 정보 공개 격차로 인한 우열이 심화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하위권 기업들이 경영 전반에 걸친 ESG 인식을 확산하고 공시 대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 공시 기반 다양한 정보...총 128개 항목 심층 평가
이번 평가는 기업이 공개한 다양한 ESG 관련 데이터 및 정보 등을 기반으로 ▲이해관계자 핵심 이슈 ▲중대성평가 도출 과제 ▲경영 전략 및 성과 등을 분석하고 지속가능경영 측면에서 정보 공시의 양적 충족성과 질적 충실성을 함께 진단했다.
평가 항목은 ESG 부문별 각 20개, 총 60개 지표로 구성해 128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구성했다. 정량지표는 기본평가, 정성지표는 기본평가와 심화평가의 2단계 다층평가로 진행했다. 또한 지난 한 해 동안 수집된 미디어 뉴스를 포지티브 및 네거티브(Controversy) 요인으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해 평가한 가·감점을 추가로 반영했다.
구체적으로 ESG 지속가능경영 리더십 및 지배구조를 공통으로 평가하고 환경 부문은 ▲기후변화 대응 및 온실가스 감축 등에 대한 전략 ▲순환경제 및 친환경 경영 체계 ▲친환경 성과와 에너지 효율 ▲개선도 등을, 사회 부문은 ▲사회적 책임 및 DE&I 등에 대한 전략 ▲경영 체계 ▲복지 및 산업안전 ▲동반성장 ▲사회공헌 ▲개선도 등을, 거버넌스 부문은 ▲지배구조 ▲투명경영을 위한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구성 ▲주주보호 ▲윤리경영 ▲경영활동의 적정성 등을 세분화해 총 60개 지표를 5등급으로 서열화한 피어(Peer) 그룹에 대해 0.6~1.0 스케일로 차등 가중치에 따라 배점(5점 기준)을 부여했다.
평점 산출 방식은 ESG 부문별 평점을 100점 기준으로 평가하고 환경(0.4), 사회(0.3), 거버넌스(0.3) 별로 가중치를 부여해 통합한 종합 평점을 산출했다. 종합과 분야별 평점에 대해 ESG 평가기준에 부합 정도와 비재무적 위험 수준 등을 감안해 7단계 등급으로 분류했다.
평가 기초 자료에서 가장 중요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임에도 글로벌 시장 흐름과 공시 의무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기업은 ▲2022년 154개사 ▲2023년 166개사에서 지난해에는 201개사로 증가했다.
아울러 글로벌 ESG 정보공개프레임워크인 GRI, SDGs, SASB, TCFD 등의 다양한 기준을 보고서 작성에 종합적으로 적용해 6~7월에 집중적으로 공표하고 있다.
또한 ESG위원회 신설 및 실무기구 활동이 활기를 띠면서 ESG 지속가능경영이 도입 단계를 벗어나 확산·실천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리더십 및 지배구조 개선 ▲기후변화 대응 ▲DE&I 및 산업안전 ▲정보보호 확충 ▲공급망 관리 ▲동반성장 ▲지역사회 공헌 ▲윤리경영 제고 등이 강화됐다.
더불어 지속가능성 기반의 이중중대성(Double Materiality) 평가 주류화, 보고서의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외부기관 검증, 다양한 국내외 이니셔티브 가입 등 ESG 지속가능경영 관리 체계가 점차 고도화하는 추세다.
◆ “공시 역량 강화 및 지속가능성 원칙 내재화하는 지속가능경영시스템 필요”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최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통한 ESG 정보 공시가 활발해지는 추세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ESG 평가의 기초는 정보 공시다. ESG 지속가능경영활동과 성과를 포괄적으로 기술한 정보공개가 평가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고, 이번 평가에서도 등급의 우열을 가리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에 ESG 지속가능경영의 자기 규율적 기능과 데이터 정합성을 높이는 공시역량 강화가 기업이 긍정적인 평가 향상에 구조적으로 대처하는 유효한 전략”이라며 “이런 기조하에 다양한 이니셔티브, 공시기준, 평가지표 등에 대응하며 지속가능성 원칙을 내재화하는 지속가능경영시스템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최근 ESG 아젠다가 기업을 넘어 사회적 과제로 확산하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해, 2021년부터 격년 단위로 발표해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던 국내 최초 지방정부(광역 및 기초지자체) ESG 평가결과를 2023년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