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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우수하다지만...한국금융, 주주환원·밸류업 공시 ‘침묵’ [250대기업 ESG 지속가능경영 평가]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5-04-02 15:33:13 조회수 29

내용요약환경·사회, 한 등급씩 상승...아직 ‘미흡’
사회공헌 지출액 2022년比 절반 가까이 줄어
거버넌스 ‘우수’...주주환원, 밸류업 공시는 ‘침묵’

한국금융지주 본사 전경 / 사진=김근현 기자
한국금융지주 본사 전경 / 사진=김근현 기자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한국금융지주가 2025년 ESG 지속가능경영 평가에서 지난 평가보다 한 단계 상승했지만,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버넌스는 우수했지만, 환경과 사회 부문의 개선 과제가 쌓여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의 2025년 시총 250대 기업 ESG 지속가능경영 평가 결과, 한국금융지주는 총점 77.41점으로 종합 B+등급을 받았다.

한국금융지주는 투자은행 중심의 금융지주회사로, 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캐피탈·벤처캐피털/PEF·부동산신탁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한국금융지주의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카디프생명 인수를 위해 실사 자문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인수 대상은 카디프생명 지분 100%다. 예상 매각가는 1000억원대 초·중반 수준으로 거론된다.

한국금융지주는 이미 보험업에 대한 관심을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드러냈다. 2023년 9월, 한화생명의 보험대리점(GA)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와 한국투자밸류운용을 통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발행한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했다.

◆ 환경, 미흡에서 양호로 상승...환경 책임 기구 ‘미가입’

환경 부문은 73.30점으로 B를 받았다. 지난 200대 기업 ESG 평가(C)보다 한 단계 상승했지만, 여전히 미흡했다.

한국금융지주는 E1(환경경영)에 포함되는 ‘경영체계’ 분야의 ▲순환경제 ▲친환경관련 인증 및 기구 가입, E2(환경 성과)에 해당하는 ‘활동 및 성과’ 분야의 ▲미세먼지 배출량 ▲용수 재활용률 ▲폐기물 재활용률 그리고 ‘개선도’ 분야 모든 지표가 3점을 받으며 부진했다. 심층평가에서 가산점이나 감점은 없었다.

평균 점수도 업종 평균을 밑돌았다. 금융지주 업종의 E1과 E2의 평균 점수는 각 4.29, 3.48점인데 한국금융지주는 E1 3.90점, E2 3.40점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금융지주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소폭 줄었으나, 에너지 사용량은 늘었다.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59톤(이산화탄소환산톤·tCO2eq)으로, 2022년 260톤 대비 0.38% 감축했다.

한국금융지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22년 대비 42%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재생에너지 도입과 법인차량의 친환경 차량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감축 실적으로만 보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2023년 처음으로 줄었지만, 그 폭이 크지 않다. 이에 더 많은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친환경 경영 활동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평가다.

에너지 사용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20년 2.52TJ였던 에너지 사용량은 2023년 2.98TJ로 18.25%나 증가했다. 이와 함께 폐기물 배출량과 용수 사용량도 증가했다. 한국금융지주의 폐기물 배출량은 1만642L로 직전연도(9094L)보다 약 17% 증가했고, 용수 사용량은 1156톤으로 2022년보다 4.6% 상승했다.

또한 친환경과 관련된 인증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한국금융지주는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지만, RE100 등 관련 기구에 가입하거나 인증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RE100에 가입해 적극적인 친환경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와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한국금융지주의 ESG 지속가능경영 평가 결과 / 그래프=ESG행복경제연구소
한국금융지주의 ESG 지속가능경영 평가 결과 / 그래프=ESG행복경제연구소

◆ ‘사회적 책임경영 통한 공익발전 기여’ 목표했지만...기부금 ‘감소’

사회 부문 역시 지난 평가(B)보다 상승한 B+(76.70점)로 평가됐다. 5점 만점을 받은 지표도 있었지만, 3점대 점수로 부진한 지표도 많았다.

S1(사회경영)에 해당하는 ‘전략 및 공시’ 분야의 공시 형식 및 시기, ‘경영’ 분야의 사회적 책임 인증 및 기구 가입, ‘직원’ 분야의 급여 및 복지가 3.5점으로 안 좋은 평가를 받았다. S2(사회성과)에 해당하는 ‘이해관계자’ 분야의 사회공헌 지출액, ‘개선도’ 분야의 ▲직원 급여 ▲고용안정성 ▲사회공헌 지출액이 3점으로 평가됐다.

평균 점수도 낮았다. 금융지주 업종의 S1 평균 점수는 4.25점, S2는 3.80점인데 한국금융지주는 이보다 낮은 S1 4.02점, S2 3.64점을 기록했다.

특히 사회공헌 지출액 지표가 가장 부진했다. 한국금융지주는 그룹의 따뜻한 금융을 실현하고자 ‘사회적 책임경영을 통한 공익발전 기여’를 사회공헌 목표로 설정하고 관련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는 학생에게 매월 특기와 적성 개발비를 후원하고 있고, 아동복지시설의 낙후된 도서관을 리모델링하는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임직원이 기부하는 금액만큼 회사에서도 동일한 금액을 1대1로 매칭해 사회공헌기금을 마련하는 ‘매칭그랜트’ 제도를 2013년부터 지속해 오고 있다.

하지만 기부금은 줄었다.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부금으로 24억2000만원을 지출했는데, 2023년에는 이보다 47.1% 줄어든 12억79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후 그룹 차원의 계열사 공동 참여 사회공헌 프로젝트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기부금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 유일 ‘A' 거버넌스...주주환원은 언제쯤?

거버넌스 부문은 유일하게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총 83.60점으로 A를 받았다. 하지만 1조 클럽에 가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아쉬웠다.

‘이사회’ 분야의 이사회 독립성 및 전문성, ‘주주’ 분야의 ▲주주총회 적법성 및 집중 투표 ▲주주총회 집중일 개최 ▲최대주주 지분율이 나쁜 점수를 받았다.

한국금융지주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여성 이사는 모두 두 명(최수미·김희재)이다. 이사회의 다양성은 확보했지만, 김남구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면서 독립성은 미흡했다.

회사는 “김남구 의장은 금융 분야에서 오랜 기간 재직한 경영 전문가로 과거 임기 동안 선임 사외이사와 협조해 이사회를 원활하게 운영해 왔다”라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겸임은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과 책임경영 강화를 고려한 한국금융지주 경영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밸류업 공시도 미루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5월 밸류업 공시 정책을 시행한 후 10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방안을 고민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어 주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밸류업으로 기업 가치를 올리고 있는 타 증권사 등 금융사들과도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형 금융지주사 중에서는 한국금융지주만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중에서는 키움증권이 지난해 5월, 증권사 최초로 밸류업 공시를 발표·이행했고,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7곳의 증권사가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금융지주사 소속인 KB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등은 지주사 차원의 밸류업 계획을 이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밸류업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말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3~5년 내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1조1741억원, 당기순이익 1조458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밸류업 공시에는 침묵하고 있다. 회사의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주주환원율은 경쟁사 대비 낮다. 지난해 잠정 실적 기준 한국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은 26.97%로, 메리츠금융지주(53.1%)·신한금융지주(40.2%)·미래에셋증권(40%)에 한참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와도 대비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의결했다. 이 안건은 자본준비금 3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비과세 배당(감액배당)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이다.

감액배당은 기업이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익에 기반한 보통의 배당에는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그러나 감액배당은 주주들이 과거 납입한 자본을 돌려주는 성격이기 때문에 세법상 배당소득으로 간주되지 않아 세금이 붙지 않는다.

즉, 비과세 배당을 받으면 개인주주는 배당소득세(15.4%)를 내지 않고 배당금액의 100%를 수령한다. 세금을 떼지 않는 만큼 주주입장에서는 배당 수익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번 조치로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최초로 비과세 배당 실현 가능 구조를 마련했다. 이는 지난 2023년 메리츠금융지주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사례다. 메리츠금융지주도 2023년 비과세 배당을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주가 상승 효과를 누렸다.

이에 한국금융지주도 침묵을 깨고 밸류업 공시와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3세 승계 작업을 고민하고 있어 밸류업에 동참하기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회사의 이익이 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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