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지속가능경영보고서·환경지표 미공개...최하위 D
사회적 책임 뭘하고 있는지 의문
소액주주연대, 사측에 기업가치 제고와 경영 투명성 강화 촉구 서한 발송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삼천당제약이 다음 달부터 해외에서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첫 상업용 제품 판매를 시작하면서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제약·바이오 업종 내에서 ESG 경영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천당제약은 항생제, 순환기질환치료제, 소화기질환치료제, 안약류 등 전문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2013년 국내 일회용 점안제 1위 업체인 옵투스 제약을 인수하며 안과용 치료제 전문기업으로 성장했고,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황반변성치료제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판매권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ESG 지속가능경영은 가장 뒤처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홈페이지에는 ESG와 관련된 어떤 정보도 확인할 수 없었다. 홈페이지에는 규범준수경영시스템 관련 정보만 있었고, 환경지표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확인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 등 내역이 전혀 없었다.
아울러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발간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ESG경영의 시작은 정보 공개부터라고 강조한다. 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기업의 자기소개서이자 이력서에 해당한다. 하지만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판매가 예정된 삼천당제약의 ESG 정보가 적다면, 향후 사업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환경 부문은 최하위 D(58.50점)를 받았다. 특히 ‘전략 및 공시’ 분야와 ‘경영 체계’ 분야의 ▲순환경제 ▲친환경 공급망 관리 ▲친환경 경영 활동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E1(환경경영)과 E2(환경성과) 평균 점수도 업계 평균을 밑돌았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E1과 E2 평균 점수가 각각 3.56, 3.37점이었는데, 삼천당제약은 이보다 크게 낮은 E1 2.85점, E2 3.00점을 기록했다.
◆ 사회공헌 활동 無...사회공헌 지출액도 적어
사회 부문은 C(69.45점)를 받았다. 환경 부문과 마찬가지로 홈페이지에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아울러 매출액 대비 기부금액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전략 및 공시’ 분야의 ▲리더십 및 전략 ▲공시 형식 및 시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 기준, ‘경영’ 분야의 ▲정책 목적 달성 정보 공시, ‘직원’ 분야의 ▲고용 및 근로조건, ‘이해관계자’ 분야의 ▲사회공헌활동 등이 미흡했다.
여성 등기임원은 없었으며, 장애인 고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울러 사회적 책임 인증 및 기구 가입도 하지 않았고, 기부금액도 적었다. 삼천당제약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0.046%로, 업종 평균(0.260%)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S1(사회경영)과 S2(사회성과) 평균 점수도 각각 3.38점, 3.57점으로 업종 평균(S1 3.77, S2 3.63점)을 하회했다.
◆ 거버넌스 C...지배구조 정점은 장남 윤희제 개인회사
거버넌스 부문도 C(68.25점)를 받았다. 이사회는 단일성(性)으로 구성돼 있었고, 독립성 요건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지배구조’ 분야의 ▲리더십 및 전략, ‘이사회’ 분야의 ▲이사회 내 ESG 조직 및 활동 ▲이사회 독립성 및 전문성 ▲경영안정성 ▲사외이사의 비율 ▲여성 임원 비율, ‘주주’ 분야의 ▲주주총회 적법성 및 집중투표 ▲주주환원 ▲주주와의 소통 등이 미흡했다.
G1(지배구조 경영)은 3.35점, G2(지배구조 성과)는 3.48점으로 업계 평균(G1 3.64점, G2 3.63점) 점수를 하회했다.
삼천당제약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감사위원 1명 사외이사 1명으로, 사외이사 수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한 전인석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면서 독립성도 미흡했다. 여성 사외이사는 전무해 다양성도 좋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이사회 다양성을 위해 단일성(性)을 비롯한 단일 국적의 이사회 구성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삼천당제약은 권고와 달리 남성으로만 구성했다. 더불어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포함한 소위원회를 설치·운영하지 않고 있었으며, 집중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았고, 감사기구의 독립성과 내부감사기구의 경영정보 접근성 또한 부족하다는 평가다.
주주훤원도 미흡했다. 유한양행이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고 자사주 취득·소각과 별개로 배당만으로 목표했던 주주환원율 30%를 달성한 것과는 달리 밸류업 계획도 공시하지 않았고, 2025년 주당 200원의 배당을 제외하면 2020년부터 배당을 하지 않았으며, 자사주 소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란 평가다.
그러나 윤대인 삼천당제약 회장의 장남인 윤희제 대표는 개인회사 인산엠티에스를 활용해 배당금을 챙기고 있었다. 인산엠티에스는 의료기기 및 의약품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삼천당제약 등과의 내부거래도 존재한다. 최근 4년간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이익잉여금을 쌓아왔는데, 윤 대표는 이를 활용해 배당금을 받아 왔다.
윤희제 대표가 지분 100%를 소유한 인산엠티에스는 소화 지분의 43.5%를, 소화는 삼천당제약 지분의 30.7%를 소유하고 있다.
아울러 집중투표제도 도입하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소액주주 연대로부터 주주서한을 받기도 했다.
소액주주들로 구성된 ‘삼천당제약 주주연대’는 지난 17일 회사 측에 기업가치 제고와 투명성 강화를 촉구하는 주주서한을 공식 발송했다. 이들은 경영진이 주주총회에서 소통 강화를 약속했음에도 실질적인 변화가 없었다면서 일회성이라도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 개최를 공식 요청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삼천당제약의 긍정적인 회신을 기대하고 있으나, 만약 회신이 없거나 어려울 경우 상법이 보장하는 권리인 주주총회 안건 상정을 포함한 주주제안 절차를 신중히 검토해 나갈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