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자본시장컨퍼런스 개최
전윤재 부장, KB금융지주의 금융배출량 산출 및 공시 공유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글로벌 금융기업들이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을 위해 화석연료 기업의 대출 중단 선언이 계속되고 있다.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금융배출량 감축을 위해서다. 국내 금융권 역시 금융배출량 감축의 시작인 '배출량 측정 및 공시'에 관심이 높다.
전윤재 KB금융지주 부장은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국자본시장컨퍼런스 2024'(KCMC 2024)에 참석해 금융배출량 공시 사례와 시사점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배출량은 가치 사슬 전체에서 발생하는 간접적인 배출량으로, 스코프3(SCOPE3)에 속한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금융배출량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지만, 점차 공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필수적으로 이야기되는 항목 중 하나가 됐다.
◆ 지속가능성의 '정보제공자'이자 '정보이용자' 역할하는 금융권
금융회사는 여타 기업처럼 지속가능성 '정보 제공자'이자 기업들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지속가능성 '정보 이용자'이기도 하다. 정보 제공자의 역할은 이해 관계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알려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반면 정보 이용자는 금융배출량의 활용성을 중점적으로 다루게 된다.
금융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항목을 보면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스코프 1, 2에 해당되는 내부 탄소배출량과 스코프3에 해당하는 금융배출량이다. 내부 탄소배출량의 경우 데이터 센터와 지점 운영 등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직접적인 발생량은 극히 일부다.
금융배출량은 대출이나 투자 등으로 기업에서 지원하는 자금에서 발생하는 간접적인 배출량으로, 금융권의 배출량 중 92%나 차지한다. 다른 업종에 비해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탄소량이 압도적이다. 일례로 유틸리티 업종에서는 스코프 1, 2 비중이 높은 반면 금융권은 반대로 스코프3가 가장 높다 스코프3 카테고리 15개 중 금융배출량이 가장 높다.
그렇기에 금융배출량 측정은 물론 공시, 감축에 대한 계획이 더욱 중요해진다. 전재윤 부장은 "대부분 국내 금융기관이 금융 배출량 측정은 탄소회계금융협회(PCAF)의 가이드라인들 활용한다"며 "현재 상장 주식, 회사채, 기업 대출 등 총 7개의 자산군에 대해 측정 방법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배출량 산정은 자산군별로 다르다. 기업 대출의 경우 기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에 익스포저를 곱해 산출한다. 기업 전체 자산 중 금융기관의 대출 비율에 따라 배출량을 비례 할당하는 것이다. 이에 금융회사의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금융배출량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로 인해 기업간의 배출량 비교가 어렵다. PWC와 KPMG의 자료에 따르면 과반수 이상의 글로벌 은행은 금융배출량 산출 방식의 변동 사항을 공시하고 있다. 이는 금융배출량 산출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전 부장 역시 "비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통일된 산출방법과 공시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고 말했다.
◆ "선제적 활용"...KB금융이 금융배출량을 대하는 법
KB금융은 국내 금융사 중 최초로 PCAF에 가입해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 배출량을 산정해 공개하고 있다. 특히 2022년부터 KB국민은행, KB손해보험, KB라이프생명, KB저축은행에 대해서는 한도계좌 대출거래인 기업대출, 발전 PF,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대한 미인출 대출약정을 금융배출량 산출 대상에 추가적으로 포함했다.
KB금융의 금융배출량을 살펴보면 익스포저가 높은 산업 부문일수록 배출량이 높진 않았다. 올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그룹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익스포저가 높은 산업 부문은 자본재, 상업 서비스, 운송 등의 일반(25%), 금융(19%), 임의 소비재(14%)이다.
반면 자산 포트폴리오 내 산업 부문 중 탄소배출량 비율이 높은 산업 부문은 소재(29%), 유틸리티(20%), 일반(16%), 임의 소비재(11%)다. 이는 금융배출량 관리에 있어서 익스포저와 탄소배출량 비중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했다.
측정한 후 공시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에서 발표한 기후 공시 기준에 따라 금융배출량을 공시했다. 전 부장은 "한국 지속가능성 공시기준(KSSB)의 최종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한국 역시 ISSB와 유사한 기준일 것으로 판단해 선제적으로 ISSB 기준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ISSB 기준을 활용하면서 달라진 점은 금융 활동 유형별로 공시했다는 부분이다. 특히 연결 실제 기준으로 공시해야 해 실무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전 부장은 "공시 의무화 전에 부족한 부분을 먼저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정보 제공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다만 중소기업의 낮은 공시율(20% 미만)로 인해 추정치 사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기후 금융 배출량을 기반으로 한 기후 리스크 측정과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의 신뢰성이 저하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 부장은 신뢰성 저하 해소를 위해 "최근 기후 데이터 보정을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정부에서는 중소기업의 배출량 공시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적인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