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억원 금융위원장(왼쪽 세 번째)이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 관련 당정 협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주진 기자 | 2028년부터 연결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 대한 ESG(지속가능성) 공시가 의무화된다. 2029년에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대상을 더 늘리고 2030년에는 2조원까지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스코프3(온실가스 총외부배출량)는 3년 유예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 관련 당정 협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최종안을 발표했다. 당정은 연내 통과를 목표로 자본시장법 개정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당정협의 후 최종안을 발표하면서 "연결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2028년부터 공시를 시작한다. 이는 일본보다 더 적극적인 안"이라며 "2029년에는 5조원으로 확대하고 2028~2029년 공시 상황 진행 결과를 좀 보고 평가해서 2030년에는 2조원까지 추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2028년 공시 대상은 107개 사, 2029년엔 157개 사, 2030년엔 259개 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코스피 상장 전체사를 대상으로 할 계획은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번엔 거래소 공시가 아니라 바로 법정 공시로 전환할 계획이며, 2028년부터 즉시 법정 공시로 시작하겠다. 이를 위해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한다"며 "공시 책임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면책을 부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월 발표된 초안에서 크게 강화된 수준이다. 당시 로드맵에서는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의무화하고, 거래소 의무공시로 시작해 일정 기간 후 법정공시로 전환할 예정이었다.
정부는 도입 초기 3년간은 공시정보 전체에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행정제재·형사처벌을 포괄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다만 고의적인 그린워싱에 대한 손해배상·행정책임은 단호하게 묻기로 했다. 이후에는 별도의 면책제도(세이프 하버·Safe Harbor)가 적용된다.
이 위원장은 "공시 의무화 2년 후부터는 인증도 의무화하도록 하겠다. 세부 제도의 설계는 자본시장법령 개정 과정에서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가치 사슬 내 협력사들의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수익 부분은 중소기업의 부담을 고려해 3년 유예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SG 공시 로드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한편, 함께하신 관계 부처와 함께 신뢰성 있는 공시가 가능하도록 전방위적 지원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회계기준원은 주요 산업별 대표기업과 함께 공시 파일럿 테스트를 실시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8년까지 '한국형 기후리스크 통합플랫폼'을 구축해 기업의 기후 리스크 분석을 지원한다. 또한 반도체·자동차 등 15개 업종을 대상으로 스코프3 산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협력업체가 한 번 입력한 ESG 정보를 여러 원청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산업공급망 ESG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ESG 공시 정보도 적극 활용된다. 국민연금은 책임투자와 기업과의 대화에 ESG 공시를 적극 활용하고, 기관투자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과정에서 ESG 요소 반영 여부를 점검받게 된다. 금융권도 총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과 전환금융 공급 과정에서 기업의 ESG 공시를 주요 심사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협의 모두발언을 통해 "ESG 공시를 통해 실질적 기업의 경영 프로세스 개선이 이뤄지고, 이는 기업 성과와 직결될 수 있고 자본시장으로부터는 그에 걸맞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기업에는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는 기회이고, 투자자에게는 합리적 투자 판단을 위한 기반이며, 우리 경제에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