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S등급은 실종···자동차·금융 업권이 톱5 상위권 독식
글로벌 5715명 의견 모아 조직문화 지향점 설정한 기아
본업 경쟁력과 비즈니스 가치사슬 내 지속가능성 관리 돋보이는 상위 5개사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국내 시가총액 상위 25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5년 ESG 평가 결과, '사회(S)' 부문에선 기아가 총점 100점 만점에서 89.80점, A+ 등급을 받으며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의 뒤를 이어 2위에는 NH투자증권(A+, 88.05점)이, 3위에 신한금융지주(A+, 87.75점), 4위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A+, 87.65점), 5위에 KB금융지주(A+, 87.65점) 등이 사회 부문 상위 5위권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평가에서 사회 부문의 S등급 기업은 없었다. A+등급은 상위 5개사를 포함해 모두 29개사, A등급 101개사, B+등급 62개사, B등급 20개사, C등급 38개사로 나타났다.
상위권 A등급 이상 기업 비중은 전년대비 16.0%p 줄어 52.0%다. 이는 시계열 비교 지표인 '전년대비 개선도' 항목 평가가 상위권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기저효과였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B+와 B등급 등 중위권 비중은 전년도 상위권에 속한 기업들이 대거 등급하락하며 8.8%p 늘어나 32.8%를 기록했다.
이번 사회 부문 평가는 ▲전략과 공시 ▲경영 ▲직원 ▲이해관계자 ▲전년대비 개선도를 주제로 진행됐으며, 평가 지표는 ▲사회적 책임 ▲정책목표달성 정보고시 ▲고용안정성 ▲고용평등 및 다양성 ▲사회공헌 활동 ▲사회공헌 지출액 ▲소비자 만족도 등 총 20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 기아, 고객 중심 사람 중심 조직문화 내재화 원년
사회 부문 1위를 차지한 기아의 ESG경영은 ▲인권경영 ▲근로환경 및 노사관계 ▲정보보안 등 크게 세 축에서 살펴볼 수 있다.
기아는 세계 인권 선언, UN의 기업과 인권 이행지침(UNGPs), OECD 실사 가이드라인 등 인권과 노동에 대한 국제표준 및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지난 2023년 '기아 인권헌장'을 제정한 바 있다. 이에 기반해 인권경영 추진을 위한 조직구조와 운영체계를 마련했으며, 특히 사업운영에 따른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관련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아 인권헌장 기본원칙을 보면 ▲1조 아동노동 및 강제노동 금지 ▲2조 차별 및 직장 내 괴롭힘 금지 ▲3조 근로조건 준수 ▲4조 인도적 대우 ▲5조 결사의 자유 및 단체교섭권 보장 ▲6조 산업안전 보장 ▲7조 지역주민 및 취약계층 인권 보호 ▲8조 고객 인권 보호 ▲9조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 ▲10조 환경권 보장 등 ESG 경영에서 사회 부문 어젠다들을 두루 포괄하고 있다. 인권경영 중장기 로드맵상 2025년까지 리스크 완화와 인권 위험 영역 집중관리 및 임직원 다양성 증진이 목표며, 최종적으론 자발적 인권경영 체계 확립과 전 사업장 인권 존중 문화를 정착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기아는 이사회 산하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서 인권 관련 리스크를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임직원 부조리, 제도 개선 등의 진정, 고발, 건의사항을 조사한 내용에 대한 감사를 수시로 진행해 임직원 인권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또한 인권경영 전담부서와 의사결정권자가 주관하는 실무회의로 이러한 인권 이행실태는 관리·감독된다.
기아가 2023년 실시한 인권영향평가 결과를 보면 각 점검 영역별로 중대 위험은 식별되지 않았다. 하지만 인도적 대우 영역에서 '일과 삶의 균형' '폭력/괴롭힘 방지' 이슈는 잠재 위험으로 분류됐다.
이에 기아는 서면점검 결과를 기반으로 현장실사를 진행해 실질적 미흡 여부를 확인했고 조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 개선계획 수립을 추진했다. 점검 결과에 따라 해외권역 부문에서 자체적으로 근무 환경 개선 및 교육 제공, 임산부 편의시설, 임직원 상담센터, 성희롱 예방교육, 위생/안전 관련 정기교육 및 건강진단 프로그램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점수가 2022년 조사 당시 2.17점과 2.43점에서 2.20점과 2.45점으로 개선됐다.
글로벌 기업인 기아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다양한 연령층, 성별과 관계없이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기업으로서, 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소신있게 펼치며 새로운 방식에 대한 과감한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기업문화를 장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임직원 5715명의 의견을 모아 조직문화 지향점을 '고객 중심, 사람 중심 문화'로 정의하고, 함께 실천할 '기아의 가치와 행동'을 수립했다.
'고객 중심'은 모든 일의 중심에 고객을 두고, 고객의 요구와 기대를 고려하는 것이다. '사람 중심'은 모든 일의 중심에 사람이 있으며, 함께 일하면서 고객과 동료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기아의 가치'는 다섯 가지로 ▲사람을 생각합니다 ▲함께, 더 멀리 나갑니다 ▲서로에게 힘을 실어줍니다 ▲과감히 한계에 도전합니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추구합니다 등의 내용이다. 이러한 가치별로 각 세 가지의 '행동'은 일하는 방식과 태도를 규정한다.
기아는 2024년을 이와 같은 기아의 가치와 행동 내재화 원년으로 전사에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제도·환경 등 전방위적 변화를 꾀했다.
기아의 ▲유연한 근무 제도 ▲건강지원 제도 ▲일·가정 양립 제도 ▲휴가지원 제도 등 근로환경과 복리후생의 사안들은 헌법과 노동 3권, ILO 기본정신에 따른 단체협약에 의거해 자유로운 노사 협의가 보장된 것에서 출발한다. 2023년 기준 주요 기아 노사협의 사항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특별합의 ▲저출산 해소 및 육아지원관련 특별합의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이중 후자와 관련해선 육아지원 및 저출산 극복을 위한 출산장려금, 유아교육비, 난임치료비 지원 신설 및 확대의 내용이 있다.
◆ 본업 경쟁력과 지속가능경영 연결하는 금융업권 주목
평점 88.05점 A+등급으로 사회 부문 평가 2위를 차지한 NH투자증권은 금융업권 특성을 살린 고객중심 경영과 금융 접근성 확대, 소비자 보호 등을 사회 경영활동의 주축으로 삼고 있다.
특히 최근 사회 이슈로 부각된 금융소비자 보호는 금융회사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상정하고 있다. 과거 일부 금융권에선 목표실적 달성을 위해 절차를 미준수하고 대규모 고객 피해를 유발한 사례가 왕왕 발생했다. 이는 결국 고객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구체적인 ESG 경영 활동을 손꼽자면 단기적으로 비대면 채널 거래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모바일 앱이나 홈페이지 등의 인터페이스 개선이 대표적이다. 이미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준하는 개선은 완료한 바이며, 향후 더욱 고객 친화적 개선을 계획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임직원 금융교육을 강화하고 판매 점검을 고도화하는 방향을 추진 중이다.
이는 NH투자증권의 뒤를 이어 평점 87.75점 A+등급으로 3위를 차지한 신한금융지주와 평점 87.65점 A+등급으로 5위인 KB금융지주 역시 마찬가지로 찾아볼 수 있는 맥락이다.
신한지주는 그룹 계열사마다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자립준비 청년이나 발달장애인, 사회초년생, 노인층 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금융교육과 금융편의성 제고·소비자보호 활동 등이 주축이다. 가령 신한은행의 '찾아가는 금융교육', 신한카드의 '아름인 금융 아카데미', 신한라이프의 '임직원 봉사단 라이프크루의 멘토링' 활동 등이 대표적이다
신한지주와 함께 국내 금융권 ESG 경영 대표 주자인 KB금융의 사회 부문 활동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다양한 돌봄체계 지원을 통한 지역사회 참여 활동이다. 미래세대 육성이라는 사회공헌 기본 방향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부와 돌봄체계 지원 업무협약을 맺고 2018년부터 2027년까지 10년 동안 1250억원을 지원하기로 약정했으며, 2023년 기준 실 지원액은 850억원에 달한다.
평점 87.65점 A+등급으로 4위에 이름을 올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1위 기아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주력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기에, 공급망 참여자들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중시하고 있다. 가치사슬 내 협력사 ESG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가진단 의무화 등의 내용이 주목할 만하다. 다양성 관리를 위해 장애인 고용도 지속 추진하고 있는데, 2015년 설립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한국동그라미파트너스'를 통해 세탁·베이커리·카페·사무행정 등 4개 사업을 위탁운영하고 있다.
한편 사회적 경영활동이 미흡하다고 평가된 기업 중 10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C등급으로 되었다. 에스에프에이, KG모빌리티, 한미사이언스, 셀트리온제약, 휴젤, 동서, 금양, 케어젠, 천보, 코스모신소재 등이다. 이들 기업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지속가능경영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