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ESG행복경제연구소 평가서 IT·반도체 1위
‘1단계 상승’ 환경, 재생에너지 도입 목표 2배 초과
사회, 한 등급 떨어져...개인정보 유출과 접속 장애가 발목 잡아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카카오의 ESG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의 시총 250대 기업 2025년 ESG평가에서 IT·반도체 업계 내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환경 부문에서 개선된 평가를 받으면서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다.
ESG행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매우 우수'인 종합 A+등급(85.44점)을 받았다. 환경·거버넌스는 A+등급, 사회는 B+등급이다. 지난 평가에서 A등급(우수)을 받은 사회 부문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갔지만, 환경 부문이 1계단 상승하면서 1위를 수성했다.
카카오는 ▲전문화된 인력 ▲기술력 ▲콘텐츠 경쟁력 ▲높은 모바일 트래픽을 바탕으로 글로벌 모바일과 인터넷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 1위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택시 호출 등의 모빌리티 사업도 추진하고 있는데, 고령자나 장애인 등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 취약계층이 114에 전화해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114 택시 대신 불러주기’ 서비스를 위해 KTis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 모든 임직원 참여하는 ‘액티브 그린 이니셔티브’
환경 부문(87.60점)은 업계 전체 1위로 지난 평가(A등급·2위)에서 한 단계 상승했다. 20개 항목 가운데 9개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용수 재활용률 ▲폐기물 재활용률 등의 개선도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은 11만4022톤(이산화탄소환산톤, tCO2eq)을 기록해, 2022년(13만7908톤) 대비 17.3% 감축했다. 용수 재활용률은 전년도 2.0%에서 4.3%로 높아졌다. 특히 폐기물 재활용률 개선도가 눈에 띄었다. 2022년 폐기물 재활용률은 9.3%에 그쳤는데, 2023년에는 55.8%로 무려 46.5% 끌어올렸다.
여기에 미디어평가에서 점수가 0.2점 추가됐다.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를 통해 제주 오피스에서 사용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했다. 판교 아지트에는 2023년부터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을 시작했다.
카카오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22년 경기도시민조합이 생산한 REC를 구매하고, 같은 해 제주 오피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소모된 모든 전력을 태양광 에너지로 조달했다.
지난해에는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은 제주 오피스와 판교 아지트에 공급하기 위해 각각 제주도 소재 에너지 정보기술(IT) 플랫폼 스타트업 ‘브이피피랩(VPPlab)’, 에너지 정보기술 소셜벤처 ‘식스티헤르츠’와 협업했다.
브이피피랩을 통해 제주도 내 풍력 발전 에너지를 수급했고, 식스티헤르츠를 통해 경기도시민조합이 생산한 태양광 발전소 에너지를 조달했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친환경 인증기관인 ‘컨트롤 유니온(Control Union)'으로부터 글로벌 재생 표준 인증인 ’GRS(Global Recycled Standard)'를 취득했다. 이 인증은 재생 원료를 20% 이상 포함하고, 실제 사용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제품에 부여하는 친환경 국제 재생 표준 인증이다.
이같은 친환경 경영 중심에는 ‘액티브 그린 이니셔티브’가 있다. 카카오는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액티브 그린 이니셔티브를 통해 내부 운영 및 가치사슬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이니셔티브는 글로벌 표준에 발맞춘 기후변화 대응 등 유저 및 파트너의 서비스 이용과 캠페인 참여가 친환경 사회 전환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2040 넷제로 목표를 선언하고, 2040년까지 기업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량인 스코프 1, 2(Scope 1, 2) 배출량을 0톤까지 감축하고, 가치사슬 전반에서 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스코프 3 배출량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2021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고, 스코프3 배출량은 17%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에는 친환경 통합 설계가 적용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이 설립됐다. 카카오는 안산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때 고효율 에너지 설비와 에너지 절감 기술을 도입했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이 최대로 가동될 경우, 기존 데이터센터 대비 에너지 사용량은 약 30%, 전력 사용량은 30GWh(기가와트시), 배출량 15% 감축, 30억원 이상의 에너지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했다.
◆ ‘건강한 IT 생태계 조성’ 강조했지만,,,아쉬움 남겨
사회 부문(78.25점)은 올해 13위로 하락했다. 상생 경영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개인정보 유출과 접속 장애가 발목을 잡았다.
‘전략 및 공시’와 ‘이해관계자’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개선도 분야는 다소 아쉬웠다. 업종 내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는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평가와 비교했을 때는 드라마틱한 개선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부문 내 20가지 평가 지표 중 5점 만점은 사회공헌 지출액 1개에 불과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대비 사회공헌 지출액을 대폭 늘렸다. ‘카카오같이가치’라는 사회공헌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는 이 플랫폼을 통해 총 135억5700만원을 기부했다. 이는 직전연도(118억5800만원)보다 14.3% 증가한 것이다. 특히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발생 당시 역대 최단 기간인 104시간 동안 총 128만명의 참여를 통해 48억원의 기금이 모금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우리동네 단골시장’을 통해 전통시장 상인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이 활동은 카카오임팩트와 카카오,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손잡고 진행되는 카카오의 대표 상생 프로그램으로, 전통시장 상인들이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해 단골 손님을 만들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카카오는 이 상생 활동으로 ‘2023년 전통시장 활성 유공 표창’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감점 요인을 평가하는 ‘사회적 법규 위규 및 이슈사항’에서 0.5점, ‘미디어분석’에서 0.6점 가점됐다.
내부 사기 진작을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1인당 주식 200주를 나눠줬고,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와 상생, 종사자 처우개선을 목표로 ‘모빌리티 상생재단(가칭)’을 설립하고 3년간 200억원을 재단에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개발공사와 함께 제주 바다에 버려진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만든 제품 판매 수익금 880만원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에 전달했고, 부산 맹학교에는 점자달력 100부를 전달한 바 있다.
또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주관하는 ‘2024년 대한민국 동반성장 대상 시상식’에서 지역사회동반성장부문 ‘동반성장 대상’을 수상하며 점수를 추가했다.
하지만 카카오톡 이용자 약 6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151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고, 5월과 7월에는 카카오톡 접속 장애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은 점 때문에 0.5점 감점됐다.
◆ 여성 임원 비율 ‘대폭 상승’...다양성 개선
거버넌스 부문은 89.75점으로 지난해 10위에서 올해 4위로 수직 상승했다. 20가지 항목 중 11가지에서 만점을 받으면서, 항목별 만점이 부문 가운데 가장 많았다. 특히 ‘지배구조’와 ‘주주’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사회는 독립성과 전문성, 다양성을 겸비했다. 재무와 법률, ESG 등 다앙한 전문가들이 포진됐다. 이사회 62.5%는 사외이사가 차지했다. 그중 여성이사(최세정·박새롬·차경진) 3명이 포함돼 다양성이 강화됐다. 더불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면서 독립성도 보장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심층 평가에서 ‘미디어분석’으로 0.5점 가점됐으나, ‘지배구조 법규 위규 및 이슈사항’에서 무려 1.4점 감점됐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S&P 글로벌이 발표하는 ‘기업지속가능성 평가’에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최상위 등급인 ‘Top 1%’에 선정됐다. 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인 경제정의연구소와 함께 미래에 기업을 이끌어 갈 청년을 대상으로 ‘ESG 아카데미’를 진행했다.
이 외에 ‘춘식 with 본태박물관’ 전시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디자인 어워드인 독일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4’에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부문 본상을 수상했으며, 2026년도 사업연도까지 3개년간 별도기준 조정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공시하면서 점수가 추가됐다.
반대로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로 인해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2월, 과징금 부과와 대표이사 해임 권고·검찰 고발 등을 진행하는 최고 수준 제재를 착수했고, 지난해 10월에는 경쟁 택시회사 소속 기사의 호출을 차단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51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았다.
또 같은 해 1월에는 음원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일부 요금을 환급받을 수 있는 중도해지 기능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과징금 9800만원과 시정명령을 받으면서 감점됐다.